[쿠키 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언급한 '동서고속도로'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횡단 고속도로다. 경북 포항을 기점으로 대구, 전북 무주·전주를 거쳐 새만금을 잇는 노선으로 국토해양부의 도로정비기본계획 중 2006년 수정된 '전국간선도로망계획'의 '동서 7축' 가운데 1개 노선에 속한다.
국토부는 지난달 기획재정부에 '새만금∼포항'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토를 의뢰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기재부의 심의가 통과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검토가 진행된다. 국토부는 내년 2월쯤 예비타당성 조사가 완료되면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2012년쯤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서고속도로 노선안은 크게 2가지다. 2004년 말 개통된 대구∼포항 구간을 제외하고 '대구∼무주∼전주∼새만금'까지 총 181㎞를 연결하는 직통안과 무주∼전주 구간(56㎞)에서 기존 도로를 이용, 장수로 우회하는 국토부 원안(대구∼무주∼장수∼전주∼새만금) 노선이다. 우회안은 새만금에서 대구까지의 거리가 직통안보다 36㎞ 긴 217㎞에 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구∼무주와 무주∼전주 구간에 덕유산 국립공원과 용담댐 등이 위치하고 있다"면서 "직통안으로 건설할 경우 자연환경 훼손과 함께 터널과 교량 공사에 따른 비용과 공사기간 소모가 커질 것"이라며 원안 추진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직통안의 경우 4조9000억원, 우회안은 3조50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해당 노선을 끼고 있는 경북과 전북 등 지방자치단체는 동서고속도로 건설이 지역 화합뿐 아니라 국토의 균형개발, 관광자원 확충,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조속히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경부·호남 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에서 대구·포항권을 가려면 경부·호남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을 우회하거나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 또는 광주를 돌아서 가야 한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 앞서 정치색을 배제하고 중복 투자 성격은 없는지 등 사업 타당성에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도로가 뚫린 뒤에도 통행수요량이 예상보다 현저히 낮다면 지자체 간 갈등을 비롯해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 또 이미 계획된 타지역 노선들과 건설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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