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철거할 예정인 이 아파트의 옆 계곡 암반 벽 사이에서 발견된 돌다리는 가로·세로 35㎝, 길이 3.7m 정도인 장대석 두 개를 붙여 만들었고 다리 폭은 70㎝ 정도다.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 중 수성동을 그린 그림 속 돌다리나 94년 출간된 ‘서울육백년’(대학당)의 ‘수성동에 걸려 있던 기린교 돌다리’라는 설명과 함께 실렸던 50∼60년대의 사진 속 돌다리와 모양이 같다. 수성동은 현재 종로구 누상동과 옥인동의 경계 지역의 당시 지명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따르면 기린교는 원래 안평대군의 집이었던 인왕산 기슭 수성동에 있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인 손영식 전통건축연구소장은 ““겸재의 그림에 나오는 다리와 모양이 같고 위치도 비슷해 기린교일 가능성이 높다”며 “수평으로 놓은 다리이면서 교각이 없는 독특한 양식으로 원형이 잘 보존돼 보물로 지정할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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