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3일 시몬 개스 이란 주재 영국대사를 접견, “핵 문제는 종료됐다”면서 “평화적인 핵기술 보유는 이란의 합법적이고도 명백한 권리로 어느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주 미국을 비롯한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에 보낸 5쪽 짜리 서한에서 경제 및 지역 안보 이슈 등 포괄적 현안에 대한 협상을 제안했었다. 미국 등은 이란의 제의에 냉랭한 반응을 보여오다 지난주 말 마지 못해 응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우라늄 농축문제와 관련한 이란측 입장표명 시한을 유엔총회 개최 전으로 못박은 터여서 서방국가들로서는 시간이 없다.
그러나 미국쪽 입장에서는 이란의 핵 이슈 회피 전술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 정부는 이란이 이미 핵폭탄 한 개를 제조할 수 있는 직전까지 우라늄 농축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직접 대화를 하게되면 핵문제도 의제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게 미국의 계산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영국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란인들은 타국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영국 정부는 과거의 실수를 스스로 고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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