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 연기 자체가 ‘맨땅에 헤딩’… 시청자 외면

유노윤호 연기 자체가 ‘맨땅에 헤딩’… 시청자 외면

기사승인 2009-09-17 16:49:00

[쿠키 연예]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23·정윤호)가 출연한 MBC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바닥을 치고 있고, 가수 출신 연기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연기력 논란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식상한 소재와 캐릭터, 내러티브 부족까지 겹쳐 ‘맨땅에 헤딩’ 자체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시청률보다 연기가 더 문제=‘맨땅에 헤딩’은 지난 9일 첫 방송이 7.2%(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회에서 곧바로 5.6%로 추락했다. 첫 회를 본 시청자가 바로 눈길을 돌린 탓이다.

3회가 6.3%로 시청률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추이로 볼 때 별다른 반전이 없는 한 ‘맨땅에 헤딩’은 평균 한 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할 확률이 높다.

‘맨땅에 헤딩’의 핵심적인 문제는 시청률 부진이 아니다. 동시간대의 SBS ‘태양을 삼켜라’와 KBS ‘아가씨를 부탁해’가 이미 30% 이상의 시청률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맨땅에 헤딩’의 시청률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수준이다.

문제는 ‘맨땅에 헤딩’이 유노윤호의 상품성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맨땅에 헤딩’은 가수 출신 연기자를 주연으로 기용했다. 그것도 아이돌 가수의 데뷔작이다. 화제를 모을 순 있지만, 내공은 딸릴 수밖에 없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본명 정윤호를 강조하며 연기에 매진하고 있다. 수년간 연기 트레이닝을 거쳤고, 실제 연기력도 아주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을 정도는 분명 아니다. 기본적인 대사 처리는 물론 지문 소화, 시선 처리 등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의 더 큰 문제는 유노윤호의 연기력 부진을 상쇄할 카드가 없다는 사실이다. ‘맨땅에 헤딩’은 주연 캐릭터 4명 자리에 유노윤호와 아라, 이상윤과 이윤지를 기용했다. 유노윤호를 제외한 3명도 아직 연기를 배우고 있는 시기의 배우들이다. 유노윤호의 부족한 연기력을 메우기는커녕 모두 합쳐도 오히려 유노윤호 한 명의 인지도와 스타성에 뒤진다는 평이다.

연기력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주연 4명이 식상한 소재와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를 만든 결과다. ‘맨땅에 헤딩’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마 한 자릿수 시청률은 동방신기 팬덤의 충성스러운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서 연기자 변신…전략 부재= 유노윤호는 부족한 연기력도 문제지만 연기를 시작하는 타이밍과 방식도 모두 나빴다.

최근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로 성공한 인물은 비와 김동완, 윤은혜 정도다. 비는 2003년 KBS ‘상두야 학교 가자’로 연기자로 데뷔했다. 당시 비는 데뷔 음반으로 어느 정도 주목을 받은 상태에서 스타로 발돋움하는 시기였다. 촌스런 캐릭터도 잘 맞았고, 연기력도 평균 이상은 됐다. 부족한 연기력은 상대 연기자 공효진이 충실히 메워줬다.

김동완은 영화 ‘돌려차기’로 데뷔했고, KBS 주말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으로 안방극장에 진입했다. KBS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말드라마를 선택한 것도 좋았고, 중장년층 이상 연기자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모험도 감행했다. 결국 김동완은 서민적인 캐릭터로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의 견인차가 됐다.

윤은혜는 비와 김동완과는 다르다. 지금도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떼어내진 못했지만 거의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작품 운이 좋았다. MBC ‘궁’은 유치찬란한 스토리 라인이 10대와 20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커피프린스 1호점’은 이윤정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빛났다.

유노윤호는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리더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상황에서 연기자로 데뷔했다. 화려한 이미지가 각인된 상황에서 서민적인 캐릭터가 쉽게 다가올 리 없다. 최소한의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를 선택하지 않았고, 연기력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조연 대신 주연으로 시작했다. 스타성으로 뒤를 받쳐주는 인물도 없다.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가 그나마 성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식을 전혀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동방신기는 해체 위기까지 겪고 있다. 부족한 연기력의 유노윤호가 연기자로 변신하는 전략이 좋지 못한데다 악재까지 겹친 셈이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은 적어도 수입면에서는 실패한 드라마가 아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권역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2차 판권 시장에서 본전 이상을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노윤호가 맨땅에 헤딩을 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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