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조 2PM’ 박진영이 던진 고도의 승부수

‘6인조 2PM’ 박진영이 던진 고도의 승부수

기사승인 2009-09-18 11:06:01

[쿠키 연예] 재범의 탈퇴에 대한 박진영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룹 2PM은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여 팀을 탈퇴, 미국으로 돌아간 재범 없이 6인조로 활동한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불매운동을 선언할 정도로 재범의 복귀를 갈망하던 2PM 팬덤의 기대는 무너져 내렸다.

△재범은 일시정지=17일 JYP 홈페이지에 올린 박진영의 글은 재범 본인이 현재 2PM 복귀 의사가 없고, 와신상담 끝에 돌아온다면 JYP가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PM 팬덤의 자제도 함께 요청했다.

박진영은 “재범은 본인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 여전히 죄송하고 부끄러워 무대에 설 수가 없다고 했다”며 “(2PM의) 나머지 6명의 아이들이 활동을 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재범 본인이 현재 2PM 복귀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그는 “무대를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재범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만일 그가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 때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 재범이 복귀를 희망한다면 자신과 JYP가 돕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재범의 복귀를 위한 문은 어느 정도 열린 셈이다.

문제는 재범의 복귀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이뤄지느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2PM 복귀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재범 사건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고, 2PM 팬덤의 실력행사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로 데뷔 내지는 제3의 길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재범의 복귀 시점은 내년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복귀가 1년 이상 지연될 경우 JYP가 방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2PM 팬덤에 꽂은 비수= 그동안 JYP는 재범의 복귀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파 아이돌 가수가 사회적인 파문으로 팀을 탈퇴한 지 단 하루 만에 미국으로 돌아간 것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이고 여론이 급격히 요동치는 바람에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박진영의 이번 결정은 2PM 팬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을 감수하고 던진 승부수로 보인다.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재범 동정론에도 불구하고 6인조로 2PM을 운영한다는 것은 여론의 가변성을 고려한 조치이자, JYP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재범의 한국 비하 논란을 두고 여론은 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갔다. 2PM 탈퇴 선언을 할 때만 하더라도 여전히 재범에 대한 비판은 거셌다. 하지만 미국 출국 소식이 전해지자 급속도로 동정론이 확산됐다. JYP가 동정론을 근거로 당장 재범을 복귀시킬 수 없는 것은 또다시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외파 아이돌 가수에 대한 뿌리 깊은 반목은 국민 정서상 여전히 유효하다.

재범의 빠른 복귀시 JYP의 허술한 위기관리 능력이 곧바로 도마 위에 오르는 것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애초 한국 비하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사전에 재범의 2PM 탈퇴와 출국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범 복귀가 2PM 팬덤이 JYP를 이긴 식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재범은 2PM의 히든카드=박진영의 이번 승부수가 흥미로운 것은 무리수에 대한 보험도 어느 정도 갖췄다는 사실이다.

2PM은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아직 동방신기와 빅뱅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단 한 번의 맞대결도 없었다. 2PM이 정규 음반 한 장 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재범이 빠진 6인조로 예전 같은 인기몰이가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2PM의 인기 가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재범의 복귀는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범을 ‘돌아온 장고’ 식으로 히든카드로 쓰는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재범은 2PM에서 보컬과 랩, 안무 등에 이르기까지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멤버다.

하지만 무엇보다 박진영이 단기간에 재범을 복귀시키지 않는 것은 2PM 프로듀서인 자신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 재범 없는 6인조 2PM으로 온갖 구설수에 오르겠지만 음악으로 한 번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 감지된다. god의 윤계상, 원더걸스의 현아 없이도 두 그룹을 잘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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