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에 ‘매향노’…청문회 이틀째 시끌

정운찬에 ‘매향노’…청문회 이틀째 시끌

기사승인 2009-09-22 23:59:00
"
[쿠키 정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정운찬 후보자는 '충청도 팔아먹는 매향노'라는 거센 비난 속에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섰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 충청권 의원 10여명은 정 후보자가 전날 '세종시 원안처리 불가'라는 원칙을 밝힌 데 반발, 청문회장 입구를 가로막고 사퇴를 요구했다.

청문회장 안에서도 세종시 논쟁은 계속됐다. 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기대감이 배신감으로 변했다"며 "중앙 행정부처를 그대로 두고 자족 기능이나 채우자는 것이 위성도시 만드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총리로서 세종시를 자족적 도시로 만들기 위한 제 아이디어를 넣으려고 노력하겠다. 가급적 빨리 변경고시를 하겠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 장남의 국적을 둘러싼 의혹도 집중 제기됐다. 장남은 미국에서 출생한 뒤 6개월 후 귀국,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로 생활해 왔다. 이중국적자로 입대해 2001년 병역을 마쳤으나 현재 한국 국적을 자동상실한 상태다. 정 후보자는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중"이라며 "아들이 미국 국적을 포기하자고 제안했으나 유학을 가면 학비 감면 등 혜택이 있으니 다시 생각해 보라고 (미 국적 유지를) 권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정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값이 한 점당 1000만원이 넘는다"며 "이는 유명화가 천경자씨의 그림 값 수준"이라며 고가 매매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수입과 지출을 볼 때 해명이 되지 않는 3억3270만원이 존재한다. 국세청에 자료를 보내 검증을 받자"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동의했다.

특히 야당이 채택한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예스24의 김동녕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베트남에 출장갔고,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도 외국에 갔다"며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인사청문 특위는 김 공동대표의 불출석 사유를 조사한 뒤 고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 후보자는 최 의원이 "장남의 출생을 늦춘 이유가 뭐냐"고 집요하게 따지자 "아들 딸도 만들어 낳습니까"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평소 소신이 변했다는 지적에는 "저를 약하게 보지 말아 달라. 정부에 들어가서도 그냥 허수아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FTA에 찬성한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은 아니고 동시다발적 FTA도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체로 "설명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정 후보자를 옹호했다. 한편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다소 흥분한 나머지 "정 후보자의 해명을 들으면 의혹이 커진다. 꼭 다마네기, 아니 양파껍질이다"고 말해 청문회장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우성규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