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성공한 기업가는 내성적”

안철수 “성공한 기업가는 내성적”

기사승인 2009-09-22 21:12:00

[쿠키 사회]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한국 사회의 유명 인사가 22일 한자리에 모여 특강을 열었다. 연세대 학생들을 상대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안 교수는 ‘정연한 논리’를, 박 이사는 ‘다양한 경험’을 주무기로 삼아 ‘미래 리더의 창업 정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역설했다.

먼저 강연에 나선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 교수는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무엇이 기업가 정신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강연했다. 안 교수는 “기업가는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이라며 “기업가는 전략과 비즈니스에 능하기보다는 현실 적응력이 높고 기회를 잘 포착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누구나 기업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10가구 중 1가구가 기업가 가구입니다. 1년에 결혼하는 사람보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더 많구요. 기업가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영업자도 훌륭한 기업가입니다”.

기업가에 대한 통념도 뒤집었다. “인맥이 넓고 젊을수록 기업가가 되기 싶다고 생각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은 대개 내성적이고 중년에 기업을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벤처 기업 사장 모임에 간 적이 있는데 NHN, 다음 등 성공한 기업의 대표일수록 말도 없고 내성적이었어요.”

안 교수는 ‘기업가 정신’으로 번역되는 ‘Entrepreneurship’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영어에 ship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활동’이라는 뜻”이라며 “기업가는 행동이 중요하므로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보다는 ‘기업가치 창조활동’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 강연에 나선 박 이사는 최근 정부가 자신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을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 “영국에 가보니 총리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장 많이 올라온 민원이 ‘총리 사퇴’였어요. 그런데 우리 정부는 듣기 싫은 소리를 좀 했다고 명예 훼손 소송을 걸어서 제가 요즘 좀더 유명해졌습니다”.

이어 박 이사는 ‘아름다운 재단’을 운영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들어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만화가 허영만씨가 2008년 킬리만자로산을 다녀온 뒤 ‘윗 공기가 차가운 것은 참아도 아래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참기 어려웠다’며 노숙자들을 위한 매트리스를 사라고 1000만원을 기부했어요. 이런 생각이 사회적 사업의 시작입니다”.

박 이사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비유를 들어 설명하며 강연을 정리했다. “사회적 기업은 물고기를 대신 잡아 주는 것도,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아닙니다. 수산업 전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연세대 대우관에서 열린 이날 강연은 연대 경영대가 주최했으며 학생 6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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