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논의하나=이번 회의는 지난 4월 런던 2차 회의에서 합의됐던 사항들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논의된다. 글로벌 경기후퇴에 대한 대책과 출구전략, 금융규제 시스템 강화, 보호무역주의 타파, 기후변화 대처방안에 대한 노력 등이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 1년을 넘긴 현시점은 급박했던 1, 2차 회의 때 보다는 느긋해진 분위기다. 경기회복 조짐이 완연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는 위기 극복방안보다는 출구전략 등 경기부양책 부작용 해소와 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위기재발 방지 구축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부양책을 이어가겠다는 원칙을 재확인 하되, 세계경제의 새틀을 짜는 방안들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지뢰밭=긴장이 풀려가는 만큼 공통현안 해결보다는 자국 이익 추구 성향으로 타국과 충돌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충돌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우선 미국은 유럽국가들과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규제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과도한 보수 제한을 강조하는 데 비해 미국은 금융기관들의 자본 확충을 주장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의 자본 확충 주장이 유럽 금융기관들의 투자여력을 감소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역점을 두고 제안할 내용은 세계경제의 불균형 해소다. 이는 중국, 일본, 독일 등 수출주도국가들이 저축을 줄여 내수를 확충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겉으론 무역적자 해소가 목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정책감독 기능을 부여하는 등 권한을 확대하거나 중국, 인도, 브라질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안을 놓고도 미국과 유럽간 시각차를 조율해야 한다. 다만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되 당장의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데 참가국간 의견이 맞춰지고 있다.
기후변화대책과 관련해서는 유럽이 탄소배출거래제 입법화에 지지부진한 미국을 압박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빈국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위한 자금 원조액을 둘러싼 선진국간 이견해소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차기 개최지 한국 유력= 정상회의는 25일(현지 시간)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차기 회의 개최 여부와 회의를 개최할 경우 회의 장소를 결정한다. 내년도 차기 회의 개최지로는 한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1일 미외교협회 오찬간담회에서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이번 피츠버그 이후 내년 중에 한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내년 G20의장국인 우리나라의 회의 유치가 확정될 경우 그동안 미국 등 G8 국가들이 좌우해온 국제경제질서 속에 우리나라의 역할이 커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피츠버그=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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