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괴롭힌 거미

교황 괴롭힌 거미

기사승인 2009-09-27 16:23:00
[쿠키 지구촌] 사흘 일정으로 체코를 방문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프라하성 스패니시홀에서 연설한 지난 26일 오후(현지시간). 객석을 가득 메운 정치인과 외교관, 언론인들의 시선에 교황의 흰 가운 위를 거미 한 마리가 기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교황의 모습은 대형 스크린에 클로즈업으로 잡혀 있었다.

거미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 교황이 연설을 이어가는 동안 왼쪽 어깨를 기어오르던 거미는 잠시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오른쪽 어깨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거미는 어깨를 타고 목을 기어오르더니 급기야 교황의 귀 부근까지 올라갔다. 이 무렵 거미의 존재를 알아챈 교황은 손으로 귀를 내리쳤다.

안타깝게도 82세 교황은 48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달랐다. 지난 6월 백악관 인터뷰 도중 귀찮게 윙윙 대는 파리 한 마리를 때려잡은 오바마와 달리 교황은 거미잡기에 실패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손바닥을 가볍게 피한 거미는 이내 왼쪽 어깨 부근에 재등장해 연설 내내 교황의 흰 옷 위를 유유히 오가다 사라졌다.

AP통신은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을 괴롭힌 문제의 거미가 교황이 떠난 뒤에도 거미줄에 한가롭게 매달려 있는 게 참석자들에게 포착됐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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