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 교황이 연설을 이어가는 동안 왼쪽 어깨를 기어오르던 거미는 잠시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오른쪽 어깨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거미는 어깨를 타고 목을 기어오르더니 급기야 교황의 귀 부근까지 올라갔다. 이 무렵 거미의 존재를 알아챈 교황은 손으로 귀를 내리쳤다.
안타깝게도 82세 교황은 48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달랐다. 지난 6월 백악관 인터뷰 도중 귀찮게 윙윙 대는 파리 한 마리를 때려잡은 오바마와 달리 교황은 거미잡기에 실패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손바닥을 가볍게 피한 거미는 이내 왼쪽 어깨 부근에 재등장해 연설 내내 교황의 흰 옷 위를 유유히 오가다 사라졌다.
AP통신은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을 괴롭힌 문제의 거미가 교황이 떠난 뒤에도 거미줄에 한가롭게 매달려 있는 게 참석자들에게 포착됐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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