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5층 병실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이번에도 추석 다음날인 일요일에 함께 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할머니가 누워 있는 21.4㎡(약 6.5평) 크기의 병실에 자녀와 손자 등 15명의 가족이 모여 추석을 함께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김 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있어서 면회가 하루 20분으로 제한됐지만 올해는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할머니가 살아계신 것만도 가족에겐 기적과 같은 일이지만 아무 말 없이 누워만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맏사위 심치성(49)씨는 “명절이 되니 장모님이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음식이 생각난다”고 했다. “장모님이 북한 출신이어서 음식 솜씨가 좋았어요. 명절이면 항상 가족들에게 왕만두·빈대떡 등을 해주셨는데….” 1남3녀를 둔 김 할머니는 가족의 기둥이었다. 심씨는 “가족이 장모님을 중심으로 모였는데 지금은 장모님이 빠져계신다. 비참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인공 호흡기가 제거되면 곧 임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0일이 되도록 자가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호흡기 제거 초기에는 몇차례 무호흡 상태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드물다. 튜브를 이용한 유동식 공급도 계속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는 “산소포화도를 비롯해 호흡, 맥박 등이 안정적이다. 장기 생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 할머니가 기적처럼 일어나길 기도하고 있다. 심씨는 “장모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내년에는 함께 명절을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족들이 병원 측을 상대로 과잉진료 등을 이유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에 배당돼 있다. 재판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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