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하나로 묶는 리스본 조약…마지막 관문은 체코

유럽 하나로 묶는 리스본 조약…마지막 관문은 체코

기사승인 2009-10-04 17:01:01
[쿠키 지구촌] “아일랜드여 감사하다. 오늘은 아일랜드에도, 유럽에도 매우 위대한 날이다.”

지난 5년간 유럽연합(EU) 통합에 공을 들여왔던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아일랜드에서 리스본 조약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리스본 조약 언제 발효되나= 총 27개 회원국 중 26개국은 이미 의회에서 동의안이 모두 통과됐으나 유일하게 아일랜드만 국민투표를 실시했고 지난해 1차 투표에서 부결됐다. EU통합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3일 결과를 반전시키면서 조약 발효가 성큼 다가오게 됐다. 리스본 조약이 16개월 만에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큰 표 차이로 통과된 것은 역사상 유례없는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AFP통신이 4일 분석했다.

조약은 마지막 회원국의 비준서가 기탁된 달의 다음 달 첫째 날에 발효되도록 규정돼있다. 오는 12월 중에 나머지 국가인 폴란드 체코가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면 내년 1월1일 발효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비준안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 관문은 체코다. 체코에서는 지난 2월 하원, 5월 상원에서 각각 비준동의안이 통과돼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이 비준안에 서명하는 절차만 남겨놓았으나 지난달 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17명의 상원의원이 리스본조약에 대해 위헌심사를 청구한 것이다. 클라우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을 때까지 비준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체코 변수로 인해 내년 1월 리스본조약 발효가 무산될 경우 신설되는 정상회의 상임의장,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인선과 집행위원단 구성 등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어긋나게 된다. 이에 따라 오는 29∼3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나머지 회원국들이 체코에 대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 EU 대통령, 토니 블레어 유력=2년 6개월(1회 중임 가능) 임기의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매년 4회 이상 개최되는 정상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27개 회원국 정상들을 상대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민감한 사안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자리라서 ‘EU 대통령’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국가원수나 정부 수반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 물망에 오르 내린다. 이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초대 EU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했으며 반대 견해를 보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반대 강도를 누그러뜨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상황을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사람은 영국 보수당 데이비드 카메론 당수다. 내년 6월 영국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메론 당수는 리스본 조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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