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는 지난 9일 소르본 대학 로스쿨 2년생인 장 사르코지(23)가 파리 서쪽의 상업지구 개발을 담당하는‘라데팡스개발위원회’(EPAD )의장으로 내정되면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야당과 언론은 정황 증거를 들어 21세기 신족벌주의의 출현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좌파 경향의 일간 리베르라시옹은 13일자에서 “내 아버지는 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장의 사진을 프런트 페이지에 절반 가량 채우며 비판을 가했다.
르 몽드도 이례적으로 1면에 사설을 실어 질타했다. 야당인 추진한 온라인 청원운동은 높은 호응을 얻어 이날까지 4만여명이 지명철회 서명에 동참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13일 드디어 입을 열었다고 APF통신이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내 아들이 늑대들의 먹이감이 되고 있다.
누구라도 정당한 이유도 없이 그런 상황에 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야당을 비롯해 프랑스 언론이 날을 세우는 것은 이번 사건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라데팡스 지역은 2500여개 기업이 본부를 두고 있는 상업 중심지로, 사르코지가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랑파리 프로젝트도 EPAD 소관이다. 장의 경우도 12월 이사회에서 EPAD 의장으로 승인될 경우, 여세를 몰아 은퇴를 앞두고 있는 패트릭 디베드지앙 경제회복 장관의 후임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등 사르코지 부자로서는 얻는 것이 많은 정치적 승부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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