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29일 일어난 서울 강남 파이낸스 센터 화재 상황을 현장에서 대피하던 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가장 빨리 중계해 화제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아이디 ‘HenryGim’이라는 네티즌의 트위터에는 ‘강남 파이낸스 빌딩 화재 경보로 대피 중, 지하 2층에 화재’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이후 이 트위터에는 대피를 하는 다급한 와중에서도 그 과정을 일일이 생중계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화재를 알리는 글을 올라온 후 곧바로 ‘25층에서 계단으로 20층까지 내려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내려갈 수가 없다’ ‘18층에서 또 멈췄다’ ‘연기가 올라오지만 숨쉬는 데는 지장없다’ ‘이제 다시 속도가 난다’ ‘거의 다 내려왔다’ 등의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며 급박한 상황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후 화재가 별다른 피해 없이 끝난 후 ‘진화됐다고 하나 큰 화재 시에는 대응 방법이 없다’ ‘다행이지만 큰 과제를 남긴 사건이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무방비에 가까운 건물이다’ 등 현장에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01년 현대산업개발이 건립한 강남파이낸스센터는 국민은행, 외환은행, 어바이어, 크라이슬러코리아, 구글코리아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인텔리젠트 건물로 이 곳의 실시간 화재 소식은 다른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며 블로그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놀라운 것은 화재 발생부터 상황이 일단락된 후 건물에 대한 문제점 제시까지 전파되는 과정이 언론보다 재빨리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이번 화재에 대한 공식적인 첫 언론 보도는 오전 11시 55분쯤 나온 한 케이블 뉴스채널의 인터넷 기사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언론 보도가 아닌 한 네티즌의 트위터로 인해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이 트위터에는 강남파이낸스빌딩에 근무 중인 회사원들이 화재 대피를 위해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올라오기까지 했다.
각종 마이크로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발달로 위력을 더해가고 있으며, 세계의 유명 IT전문가들이 향후 웹트렌드의 중심 중 하나로 꼽고 있는 온라인 실시간 정보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사례였던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틀 전인 27일 이 건물의 입주업체 중 하나인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는 가트너 주최의 심포지엄에서 향후 펼쳐지게 될 인터넷 세상을 내다보며 “실시간 정보가 그 어떤 정보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건물 지하에서 일어나 입주업체 직원들과 방문객들이 거리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7대와 소방대원 50여명을 동원해 약 15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층에서 올라온 연기가 건물 내부로 스며들어 입주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1층 음식점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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