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해석학’(원제:Fortschreibungen)이 도서출판 동연에서 나왔다. 구약성서 안에 있는 ‘보충기록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670쪽 분량의 이 책의 저자는 독일 뮌헨의 루트비히-막시밀란스(Ludwig-Maximilians) 대학 교수인 크리스토프 레빈(Christoph Levin)이다. 서울 한우리 감리교회 담임목사인 원진희씨가 옮겼다.
이 책은 세계적 구약학 권위자인 레빈 교수가 구약성서에 대해 알기 쉽게 서술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레빈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구약성서는 단번에 기술된 것이 아니라 구절 하나하나가 끊임없이 첨삭되면서 완성됐다. 저자는 서문에서 “구약성서의 특성은 계속적인 보충 기록과 함께 적절히 이해되고 있다. 구약성서는 문학적인 양식으로뿐만 아니라 신학 전개에서도 대부분 구약성서 그 자체의 계속된 보충 기록들이다. 그것은 결코 새로운 관점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는 본문에서 “구약성서 신앙의 특징은 그 유일성이 고대 근동의 세계 내에서 이루어지며,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지속적인 의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야훼의 토라로서 율법은 구약성서신학 내에서, 율법이 고대 근동에서 결코 소유하지 못했고, 고대 근동의 법 역사와 종교사의 전제들로부터 근원을 찾을 수 없는, 어떤 지위를 얻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더 정확한 구약학 해석을 위해 보충 기록들이란 개념을 차용한다. 저자는 발터 침멀리가 도입한 보충 기록(Fortschreibung)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구약성서 본문 자체를 해석하고 있다. 보충 기록은 일종의 업데이트를 말하는 것인데, 저자는 구약성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약성서가 어떻게 편집되어 왔는지가 아니라, 새로운 기록자가 어떤 내용을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 구절을 넣었는지 그 자체에 대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잔대학의 구약학 교수인 뢰머는 이 책의 서평에서 “레빈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본문에 대한 거대한 추가들은 포괄적인 편집층을 전제로 설명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보충 기록(Fortschreibung)의 생각을 가지고 설명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레빈의 구약학 해석에 대한 사례를 보자. 이스라엘 건국의 경우 이스라엘의 12지파 동맹체계는 페르시아 시대 말경에 유래한 문학적인 픽션인데, 그것은 역대기의 1~9장에서 반영된 것처럼, 아마도 족보의 중요성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드보라의 노래인 사사기 5장은 전통적인 주장처럼, 히브리어 성서에서 가장 오래된 본문이 아니다. 그것은 본래 사사기 4장의 이야기에 대한 신명기사가 이후의 첨부이다. 레빈은 2000년에 출판된 글에서 왕정 이전의 이스라엘에 대한 그의 견해를 요약한다. 그는 이스라엘의 기원에 대한 성서의 기록이 신학적인 사실로서가 아니라 신학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주장하였다. 그 본문은 포로기 이후 유다의 상황을 반영한다. 그들은 청동기 시대 말기 혹은 철기 시대 초기의 히브리인(hapiru)과 거의 관련이 없다. 저자는 포로기 이후의 신학에 주목하고 있다.
구약에 나타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해석은 어떤가. 그는 구약성서에 나타난 가난한 사람들에 관한 저자의 마지막 소논문은 가난한 자(anawim)의 개념에 대한 질문과 관련, 그 기원은 페르시아 시대와 헬레니즘 시대에 일어난 경제의 현대화에서 발견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들(가난한 사람들)의 운명을 순종의 열매로서 해석한 가난한 사람들은 야훼가, 최후 심판의 개입을 통하여 혹은 메시아의 오심을 통해, 그들의 운명의 역전을 가져다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해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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