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기자에 “170cm로 정해도 루저신가요?”

손석희, 기자에 “170cm로 정해도 루저신가요?”

기사승인 2009-11-13 19:13:00

[쿠키 문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KBS 2TV ‘미녀들의 수다(미수다)’를 통해 불거진 ‘루저(Loser·패배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 교수는
13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문화 포커스’ 코너에서 제작진의 책임을 거론하며 발언한 여대생에게 모든 비난이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이날 손 교수는 “인터넷을 보니 나도 루저라고 돼 있더라. 내 키는 180cm가 조금 안 된다”고 운을 띄웠다. 이 과정에서 손 교수와 대담을 하던 기자는 “(국내의) 거의 모든 남자가 루저이고, 난 루저 중의 루저다”라고 말하자, 손 교수가 “(기준을) 170cm로 정해도 루저신가요?” 되묻기도 했다. 손 교수는 기자가 “그렇습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하자, 특유의 나지막한 말투로 “미안합니다”라고 재치있게 마무리했다.


손 교수는 “녹화를 하면서 제작진이 사전에 몰랐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편집을 했으면 문제가 안 됐을텐데 굳이 안한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파문의 책임은 결국 제작진에 있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이어 “그 여대생도 실수로 했을 건데 너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손 교수는 “이상 루저들의 대담이었습니다”라는 익살맞은 표현으로 코너를 마쳤다.


지난 9일 방송된 미수다에서 한 여대생이 ‘나는 키 작은 남자와 사귈 수 있다’라는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던 도중 “외모가 중시되는 시대에 키는 경쟁력이다. 따라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라며 “내 키가 170cm이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키는 180cm이 돼야 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서 신체적 이유로 ‘낙인찍기’를 하는 듯한 내용에 공분한 네티즌들은 발언을 한 여대생과 이를 여과 없이 방영한 KBS 제작진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논란의 과정에서 여대생과 제작진이 대본속 루저 발언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일어났으며, 키가 162cm라고 밝힌 한 30대 남성 시청자는 KBS를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내며 언론중재위에 조정 신청을 하는 등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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