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오’로 女아이돌 최강 재확인… 국내 찍고 아시아 가나

소녀시대, ‘오’로 女아이돌 최강 재확인… 국내 찍고 아시아 가나

기사승인 2010-02-16 15:13:00

[쿠키 연예]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서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라는 우렁찬 응원 함성을 외친다. 이 중 ‘지금은 소녀시대’라는 표현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완벽하게 들어맞고 있다. 아이돌 가수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소녀시대는 정규 2집 앨범으로 다시 한 번 여성 아이돌 가수 중 최고임을 입증했다.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소녀시대가 2집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오(Oh!)’는 일렉트로닉 팝으로 드럼 프로그래밍이 강조된 점을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곡이다. 하지만 ‘Oh! Oh! Oh! 오빠를 사랑해 Ah! Ah! Ah! Ah! 많이 많이 해’라는 후렴구 가사로 오빠를 갈구하는 특별한 곡이 된다. 소녀가 남성을 자극하는 전략은 여성 아이돌 가수의 해묵은 공식이다.

그동안 소녀시대는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부터 ‘지(Gee)’, ‘소원을 말해봐’에 이르기까지 대중성 못지 않게 실험적인 곡을 시도했다. KBS ‘뮤직뱅크’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지’는 당초 가요계 관계자들로부터 난해하다는 평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에 비하면 ‘오!’는 철저히 상업적인 코드로 대중성을 강조했다.

소녀시대가 오빠를 갈구하는 안전한 전략인 ‘오’를 2집 앨범 타이틀 곡으로 결정한 것은 가요계 지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소녀시대는 ‘지’로 가요계 역사에 남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관계자가 “당분간 ‘지’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곡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후속곡에 부담을 가진 게 사실이다. 다소 강한 이미지로 카리스마를 강조한 ‘소원을 말해봐’를 내놓았지만 소녀시대 명성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터진 같은 소속사의 동방신기 계약 분쟁으로 인해 활동 기간도 단축됐다.

원더걸스가 미국 진출로 자리를 비우고 소녀시대가 잠시 활동을 중단한 사이 가요계는 아이돌 가수가 쏟아졌다. 투애니원(2NE1)은 ‘파이어(Fire)’와 ‘아이 돈 케어(I Don’t Care)’로 단숨에 3강 체제에 진입했고, 카라는 ‘미스터’에 힘입어 소녀시대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티아라의 ‘보핍보핍(Bo Peep Bo Peep)’과 애프터스쿨의 ‘너 때문에’는 강자들의 공백 중에 틈새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SM은 아이돌 가수 춘추전국시대에서 소녀시대가 국내 정상의 그룹임을 재확인하는 곡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무리하지 않고 안전한 전략을 구사했다. 다소 유치할 정도로 연신 ‘오빠’를 찾는 ‘오’가 그런 이유에서 나왔다.

△국내 활동? 해외 활동?= ‘오’는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2AM의 ‘죽어도 못 보내’라는 복병을 만나기는 했지만 각종 온라인 차트를 석권했고, 오프라인 앨범 판매량은 8만장을 넘어섰다. 올해 첫 10만장 돌파도 유력하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1위도 싹쓸이했다. 이 정도면 비록 ‘지’에는 미치지 못해도 ‘소원을 말해봐’는 가뿐히 넘는 인기다.

SM 측은 소녀시대의 차기 활동 계획에 대해 일단 ‘오’ 활동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후속곡은 ‘쇼쇼쇼(Show! Show! Show!)가 거론되고 있지만 팝 발라드 곡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집 앨범 활동 기간은 중국과 일본 등을 방문하는 아시아투어 이전까지가 유력하다.

아시아투어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개별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태연은 봄 개편을 넘기면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라디오 ‘친한 친구’ DJ와 KBS ‘승승장구’를 병행한다. 티파니와 유리, 써니, 서현은 예능 프로그램 활약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윤아의 드라마 차기작, 제시카의 뮤지컬 도전이 계속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제 관심은 지난해 각종 연말 시상식을 휩쓸 정도로 내수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한 소녀시대의 해외 진출 가능성으로 모아진다. SM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본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본 가요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녀시대는 중화권 시장을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시장은 여성 아이돌 그룹이 워낙 많아 낙관하기 힘들다”며 “이전에는 동방신기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일본에 안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SM 입장에서는 동방신기 문제가 해결이 우선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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