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길가던 여성을… 김범수, 성폭력성 발언 ‘시끌’

심야 길가던 여성을… 김범수, 성폭력성 발언 ‘시끌’

기사승인 2010-03-15 13:05:00

[쿠키 톡톡] 가수 김범수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밤중 골목길을 지나가던 여자를 고의적으로 놀래킨 경험담을 농담하듯 늘어놓았다 청취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분별 없는 발언”이라는 비난글이 이어지는가 하면 진행자 자질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3일 MBC FM4U ‘꿈꾸는 라디오’(매일 오후 10∼12시 방송) 1,2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는 코너에서 나왔다.

방송은 청취자들의 사연을 놓고 진행자인 김범수와 게스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게스트는 허일후 아나운서와 서인 아나운서였다.

문제의 발언은 7년차 솔로라는 여성 청취자의 사연에서 비롯됐다. 길거리에서 이상형을 발견하고 따라가다 넘어졌다는 내용이었다.

김범수는 게스트에게 길거리에서 이상형을 만난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물은 뒤 “난 어렸을 때 가끔씩 그런 것(이상형을 따라간 일)을 즐긴 적이 있다”며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김범수는 “괜찮은 처자가 가잖아요. 밤늦게 골목 어귀에. 그럼 제가 일부러 속도를 빨리 합니다. 탁탁탁탁탁. 이렇게 가면 그 여자분 속도가 빨라져요. 그럼 재밌잖아요. 여자분 어깨가 들썩들썩. 긴장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제가 경보수준으로 가다 뛰기 시작합니다. 그럼 이분이 아아악∼ 하면서 막 도망가요. 너무 재밌더라고요”라고 웃음을 섞어가며 설명했다.

김범수의 도를 넘어선 경험담을 들은 게스트들은 즉석에서 “사과하세요 빨리”라거나 “여동생이 없으니까 이러시죠”라고 지적했고 김범수는 “죄송합니다. 철없는 시절이고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는 가볍게 이어진 것이어서 김범수의 사과에 진심이 담겼다고는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김범수의 발언을 들은 청취자들은 발끈했다. ‘김길태 사건’으로 가뜩이나 사회가 뒤숭숭한데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범죄에 가까운 장난을 쳤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청취자 ‘김경민’씨 등은 “제일 황당한 건 라디오에서 웃으면서 언급했다는 점”이라며 “정말 미친게 아니고서야… 안그래도 김길태 때문에 난리인데…”라고 꼬집었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음성 파일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 오르내리며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네티즌들은 “상식 밖의 발언”이라거나 “진행자 자질을 의심케 한다”며 김범수를 비난하고 있다.

김범수는 지난해 11월 2일부터 가수 윤건 후임으로 해당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왔다.

김범수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15일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 방침을 밝혔다.

김범수 소속사 폴라리스 관계자는 “범수가 경솔하게 말을 한 점은 분명히 잘못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13~14일은 녹화방송 일정이어서 곧바로 사과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범수가 14일 밤을 설치면서까지 잘못을 뉘우쳤으며 15일 방송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할 예정”이라며 “범수는 평소 기부를 많이 하는 등 천성적으로 심성이 착한데 이번 실수를 계기로 한층 더 성숙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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