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신인’ 태연, 성공할 수 있을까…스타 마케팅 보다 무대 장악력 높여야

‘뮤지컬 신인’ 태연, 성공할 수 있을까…스타 마케팅 보다 무대 장악력 높여야

기사승인 2010-03-16 16:57:00

[쿠키 연예] 또 한 명의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21·본명 김태연)이다. 뛰어난 가창력이 무기지만 스타 마케팅에 너무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오는 5월 7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태양의 노래’ 여주인공 카오루 역으로 태연을 캐스팅 했다고 15일 밝혔다.

‘태양의 노래’는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질병으로 인해 낮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소녀와 서핑을 좋아해 언제나 태양 아래에서 사는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 2006년 5월 아시아 전역에 영화로 개봉했고 같은 해 7월 TBS에서 드라마로 방송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서울시뮤지컬단 측은 “데뷔 초기 외모와 예능감에 집중되는 요즘 아이돌 스타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었던 태연을 보며 뮤지컬 무대에 바로 올라서도 충분히 소화해낼 만한 역량이 있는 야무지고 당찬 실력파 가수인 것을 알았고, 원작 소설을 읽으며 계속 태연을 떠올리게 됐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태연은 연습 진행중=서울시뮤지컬단 측은 1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태연은 현재 뮤지컬 단원들과 함께 ‘태양의 노래’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면서 “아직 미정이지만 다음달 중순 예정인 제작발표회에서 연습실을 공개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연을 제외하고 일체 다른 캐스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오디션에 합격한 5명과 단원들이 함께 연습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배우들로 배역을 맞추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중”이라며 “다음달 1일 최종 캐스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태연의 캐스팅을 미리 공개하면서 사전 예매를 시작한 것이 상업적인 마케팅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서울시예술단이 올해 확정지은 공연들에 한해 지난 1월 20일 예매를 통합 오픈한 바 있다. ‘태양의 노래’도 마찬가지로 예매는 이미 열려 있었다”며 “어제 오픈된 것은 2차 티켓”이라고 밝혔다.

또한, “‘태양의 노래’에서 태연은 총 25회 공연 중 50%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라며 “다른 여주인공 역은 일반 연예인이 아니라 뮤지컬 전문 배우”라고 소개했다.


△연기력이 관건=태연의 첫 뮤지컬 도전은 연기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지컬은 가창력과 함께 대사 전달과 지문 소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연은 또래 아이돌 가수를 압도할 정도로 수준급 가창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보 연기자의 틀을 벗어낼 수 있다면 대성공이지만, 자칫 연습 부족으로 인해 연기력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실제 태연은 뮤지컬이 시작되는 5월 전까지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다. 소위 ‘블랙 소시’라고 불리는 소녀시대 리패키지 앨범 활동이 예정되어 있고 아시아 투어 콘서트도 목전에 와 있다. 여기에 MBC 라디오 ‘친한 친구’ 생방송 DJ이기도 하다. 갓 뮤지컬에 데뷔하는 신인 배우의 입장에서 연기 연습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앞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 출연한 소녀시대의 제시카는 연기력과 발성 문제로 인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던 것도 절대 다수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아준 팬덤의 배려 덕분이다. 뮤지컬 마니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제시카의 연기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태연도 마찬가지다. 소녀시대와 DJ 활동에 치여 뮤지컬 연습을 소홀히 한다면 아이돌 가수의 인기를 업고 시도한 무모한 도전으로 평가될 수 있다.

△뮤지컬 속성 가볍게 보지 말아야=최근 아이돌 가수의 뮤지컬 진출이 가속되고 있는 이유는 스타 마케팅 때문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팬덤 현상이 무대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스타 마케팅은 외국에서도 보편화된 지 오래다. 중요한 것은 스타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뮤지컬을 꾸며줄 수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단순히 음반 시장이 침체된 탓으로 인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스타가 뮤지컬을 한다고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다”며 “대부분 초연 무대에서 올리는 수익은 거의 없다. 본인 이미지의 재고로 인해 연기 등 다른 활동을 통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 마케팅 시스템은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뮤지컬의 속성상 발성법과 동선, 연기의 폭이 넓은데 이를 가볍게 보는 경우”라며 “외국은 더블, 트리플 캐스팅도 거의 없다. 유명한 스타들도 공연 연습 과정부터 철저히 올인한다. 국내 아이돌 가수와의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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