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척박한 환경 속에서 훈련해왔듯 은메달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한국은 1엔드에서 2점을 내준 뒤 2엔드에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곧이어 3엔드에도 2점을 내주는 등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1-4로 점수차가 벌어진 가운데 맞은 4엔드에서 한국은 적절한 수비와 효과적인 공격으로 대거 3점을 얻으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동점으로 끝낸 한국팀은 5엔드에서 실점을 할 위기를 맞았으나 주장 김학성이 마지막 스톤을 하우스 가운데 절묘한 곳으로 밀어넣어 오히려 1점 득점을 하며 리드를 잡았다. 6엔드에도 선공의 불리함을 딛고 1점을 추가한 한국은 6-4로 스코어를 벌렸다.
7엔드에서 미국의 공격을 1실점으로 잘 막은 한국은 8엔드에서 후공으로 나서 1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끝냈다.
캐나다와의 결승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전열을 채 정비하기도 전에 1엔드에 3점, 4엔드에 4점을 내주는 등 대량 실점했다. 전반인 4엔드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1-8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끝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심기일전하며 각오를 다진 한국은 5, 6엔드에게 각각 2점씩을 따내며 5-8까지 쫓아갔고 7엔드에도 1점을 추가 6-8까지 추격했다. 마지막 8엔드에도 한국은 분투했으나 2점차를 뒤집지 못하고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스코어는 7대 8, 캐나다의 우승이었다. 한국은 후반전 5~8엔드에서 모두 득점하는 등 마지막까지 선전했으나 끝내 무릎을 꿇었다. 초반 대량 실점이 너무도 아쉬운 결승전이었다. 밴쿠버=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