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일본 지상파 방송 니혼TV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와의 인터뷰를 조작 편집해 두 선수가 친분을 과시했다는 식의 보도를 내보냈다 사과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시 글은 다수의 일본 유명 블로그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 공개된 동영상 뉴스 파일에 따르면 니혼TV는 지난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김연아와 일본 선수 2명을 모아놓고 인터뷰를 하는 장면을 지난달 29일 내보냈다.
동영상 속에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가 포토 월에 서있고 수많은 취재진들이 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외국인 기자는 “세 명은 친구인가”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세 선수는 모두 놀랐다. 이때 미키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네”라고 답한 뒤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같은날 심야시간에 방송된 보도프로그램인 ‘뉴스 제로’에서는 외국인 기자의 같은 질문에 마오가 대답한 것으로 나왔다. 마오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셋이 친구가)맞습니다”고 말한 뒤 영어로 “yes”라고까지 했다.
자칫 넘어갈 뻔했던 방송 편집 조작은 눈썰미가 좋은 일본 네티즌에게 발각됐다. 네티즌들은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뉴스를 접한 뒤 “같은 질문에 대답한 사람이 다르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상에서 의혹이 불거지자 니혼TV는 지난 2일 조작 방송을 인정하며 뉴스 방송 말미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마오가 다른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영상을 “셋이 친구냐”라는 질문 뒤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이 보도 윤리를 저버린 것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네티즌은 “김연아와 일본 선수 사이가 좋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누구 좋으라고 이런 조작 방송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시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도 “편집 순서를 교묘하게 바꾼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니혼TV의 조작을 질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