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시즌2’(이하 패떴2)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선 시청률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패떴2’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전국 일일시청률 5.6%(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방송보다 1.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청자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감안하면 소위 ‘애국가 시청률’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패떴2’의 더 큰 문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딱히 공영성을 강조한 부분도 눈에 띄지 않음에도 오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는 재미가 없다는 비아냥이 계속해서 나온다. 유재석과 이효리가 발군의 활약을 펼친 ‘패떳1’의 후광에 단순히 기댄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패떴2’는 ‘패떳1’에 비해 별다른 새로운 포맷이 없다. 출연자가 가족 개념으로 얽혀 레크레이션 수준의 게임을 즐기다 함께 애정 구도를 섞어 하룻밤을 보내는 형식이 전부다. 시청자가 쉽게 질릴 수 있는 단순한 포맷을 ‘패떳1’은 유재석과 이효리로 돌파했지만 ‘패떴2’는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구심점도 없다. ‘패떳1’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룹 2PM의 택연, 소녀시대의 윤아 등으로 노골적인 아이돌 마케팅을 펼친다는 정도다.
이에 비해 동시간대 KBS ‘해피 선데이’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상파 3사의 일요일 예능 삼국지는 ‘해피 선데이’의 완승으로 귀결되고 있다. ‘해피 선데이’는 간판 ‘1박 2일’ 말고도 ‘남자의 자격’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패떴2’는 졸지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와 시청률 꼴찌를 다투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공영성을 강조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는 ‘일밤’에 비해 ‘패떴2’는 방어 입지도 약하다.
과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은 사건 사고에 연루되지 않은 전제 하에 한 분기를 넘겨주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편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봄과 가을을 맞아 진행되는 방송사 정기 개편 사이에도 쉴 새 없이 새로운 판이 짜진다. 지난달 등장한 예능 프로그램이 다음달 사라지기도 한다.
‘패떴2’도 마찬가지다. 프로듀서와 작가를 추가 투입하고, 출연진의 일부 교체를 검토하는 등 가능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부진이 끝내 만회되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 실제 SBS는 KBS와 MBC에 비해 대중성을 강조하고 시청률에 민감한 편이다. ‘패떴2’의 조기 폐지설이 방송가 주변에 떠도는 이유다.
‘패떴2’가 시청률 부진과 혹평에 계속 시달릴 경우 일부 출연진이 드라마 복귀와 가수 활동을 이유로 중간에 하차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예인에게 실패한 전례는 곧 이미지 추락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패떴2’의 분발이 안팎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