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는 이날 스페인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재정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P는 지난해 1월에도 스페인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비록 스페인 신용등급은 그리스와 달리 A 수준을 지켰지만, 스페인의 경제규모가 그리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크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스페인은 유럽연합에서 5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전날 2%가 넘게 떨어졌던 영국 런던 FTSE지수는 이날 오전만해도 힘겹게 반등을 시도했으나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는 소식에 고개를 떨구었다.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환율도 추락, 달러화 대비 유로 환율은 1년만에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뒤에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가 기다리고 있다.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가부채는 GDP의 342%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는 GDP대비 부채가 올 연말 116.7%, 아일랜드는 82.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악의 경우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배제하거나, 아예 유로존 자체를 해체할 수도 있다”며 “그리스 국채에 대한 채무조정이 불가피해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유럽연합(EU)의 긴급구제금융도 약발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EU 안에서는 S&P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이 무분별한 국가 신용평가로 시장에 혼란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EU는 이미 지난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기준 공개를 의무화한 법안을 마련했다. 또 신용평가기관이 투자자에게 직접 조언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EU는 28일 “지금과 같이 긴급한 시기에 신용평가기관들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S&P의 잇따른 신용 ‘공격’에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