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없는 태권 전사 래지위츠 “편견없는 대우가 날 키웠다”

팔 없는 태권 전사 래지위츠 “편견없는 대우가 날 키웠다”

기사승인 2010-07-14 16:24:00

[쿠키 지구촌] 실라 래지위츠는 닷새도 못 살 수 있다고 했다. 말을 할 수 있을지, 걸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그러나 그녀는 32년째 살고 있고, 말을 하고, 걷고, 태권도 검은띠를 땄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이 없었던 래지위츠의 이야기가 미국을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 살고 있는 래지위치는 지난달 승단시험에 당당히 합격, 태권도 1단의 검은띠를 매게 되었다. 품새, 격파, 집중력, 인내력, 의지력에서 모두 합격해 9명의 응시자 중 2명의 합격자 안에 포함됐다.

그녀는 팔이 수축되는 선천성 ‘TAR 신드롬’이라는 병에 걸려 태어났다. 보통 사람들의 팔은 어깨를 타고 내려오지만 그의 팔은 어깻죽지에 달려있다. 그 끝자락에 가냘프게 솟아있는 손가락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그녀의 미소다.

자신의 신체적 결함에 놀라는 사람들에게 래지위츠는 미소로 답한다. 태어날 때부터 며칠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란 비관을 이겨낸 그녀에게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9살 때에 10번의 수술을 거쳐 걸을 수 있게 됐다. 무릎 없는 발로 수없이 넘어지며 걸음걸이를 터득했다.

그녀를 비웃는 사람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순 없었다. 그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모독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래지위츠는 눈물 대신 미소를 선택했다.

부모는 래지위츠를 ‘보통 사람’처럼 키웠다. 롤러스케이트를 신겨주었고, 승마와 축구도 가르쳤다. 태권도는 래지위츠가 스스로 선택했다. 2001년 노던 애리조나대 대학원에 재학하던 때 태권도 도장을 소개하는 광고전단을 보고 찾아갔다.

“사부님도 도장의 분위기도 모두 좋았어요. 아무도 나를 특별하게 보지 않았거든요. 사부님은 팔을 등 뒤에 붙이고는 바닥에 앉아 손 없이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 시범을 보여줬습니다.”

그녀의 사부 샌드라 라로사는 “래지위츠의 긍정적인 태도가 인상적이었다”며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으로 문을 열고 들어 오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그녀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검은띠를 딴 뒤 래지위츠는 “태권도는 단순히 지르기와 차기를 배우는게 아니다”며 “곧은 마음가짐과 정신, 태도, 타인에 대한 배려,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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