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삼성생명의 공모주 청약 열풍 등으로 인해 국내 가계대출이 3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5월 중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과 비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에서의 가계대출잔액은 564조원으로 4월말보다 6조3000억원이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부동산투기 열풍이 정점에 치달았던 2006년 12월(7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16조4000억원으로 전달말보다 4조4000억원 늘어났다. 이 역시 2006년 12월(4조9000억원)이후 증가폭이 가장 크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은 삼성생명 등 공모주 청약에 따른 일시적 대출 수요가 늘어난데다 일부 금융기관의 마케팅 강화 등으로 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예금은행 대출 4조4000억원 증가분중 약 1조원 가량이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기간에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분(1조7000억원)은 전달보다 줄어든 반면 마이너스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3조원)이 급증했다. 결국 소액 투자자들이 빚을 내 삼성생명 공모주에 대거 참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의 파워는 6월에까지 이어졌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6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증가에 그쳐 5월(4조4000억원) 증가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5월의 2조7000억원 증가에서 지난달에는 47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 통화금융팀 김현기 차장은 “6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은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등의 요인이 사라지면서 마이너스 통장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이 5~6월 가계대출 판도를 흔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