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대책 약발 먹히나… 교육서비스업 매출 12년 만에 최대폭 하락

사교육 대책 약발 먹히나… 교육서비스업 매출 12년 만에 최대폭 하락

기사승인 2010-07-29 23:19:00
사교육 불패 신화가 흔들리나.



지난 2분기 교육서비스업 매출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1.5%나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사교육 시장의 핵심인 학원산업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방과후 학교 운영 등 정부의 적극적인 사교육 방지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교육서비스업 GDP가 13조1446억원으로 전분기(13조2094억원)보다 0.5%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감소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1.8%)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교육서비스업 GDP는 초·중·고 등 공교육기관과 각종 사설학원에 대한 교육비 지출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서비스업 GDP는 지난해 3분기 전기대비 0.1% 감소했다가 수능기간인 4분기 1.2%로 증가했지만 올 1분기(0.3% 증가) 이후 2분기 연속 성장세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은은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정책이 교육산업 팽창을 일정 부분 제어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강창구 과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7월부터 전국 457개 초·중·고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해 지원을 강화한데다 EBS의 수능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하면서 학원 수요억제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80개 학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하면서 방과후 교육 등을 통해 총 55만명의 학생들을 공교육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정부 대책이 사교육 시장을 제어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음을 인정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 “방과후 학교 운영과 외고입시 개선안이 학원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학원산업 매출액은 지난 3월에 전년동월 대비 3.3% 하락한 데 이어 4월 -5.6%, 5월 -6.4%를 기록하는 등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교과부 조선진 교육연구사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2012년까지 1000개교로 늘리면서 공교육의 체질을 바꾸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김승현 실장은 “정부 대책으로 사교육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입시위주 학교교육의 메커니즘이 바뀌지 않으면 사교육이 다시 득세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열이 강한 서울 강남·여의도와 경기 용인 지역에 있는 ‘사교육 없는 학교’들에서는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났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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