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72개 학교에서 교장공모제를 통해 후보자를 각각 2명으로 압축하고 이들에 대한 교원 평가를 실시한 결과 1~2차 심사 점수가 1등인 일부 후보들이 교원 평가에서는 2등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심사 점수로 1순위인 후보가 교원 평가 점수는 크게 낮은 경우가 일부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최종 추천할 후보는 교육감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감들은 통상 학교·교육청의 1~2차 심사 점수가 1순위인 후보자를 교과부에 교장 후보로 추천해 왔다. 그러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교과부에 후보 추천을 하기 전 임용 예정 학교 교사들만 대상으로 선호도 평가를 실시했다. 교장 후보자에 대한 교사 의견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교과부는 “교원 의견만 별도로 반영해 기존 심사 순위를 뒤집을 경우 후보자를 다시 추천하라고 지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시교육청에 보냈다.
곽 교육감 입장에서는 소신을 따르자니 교과부의 반대가 불 보듯 뻔하고, 교원 평가를 반영하지 않으려니 교육감의 재량권을 침해받는 듯한 인상을 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시교육청은 교과부가 교육감의 권한에 과도하게 간섭하고 있다며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원 평가가 아닌 다른 이유로 심사 순위를 뒤집었다면 이렇게까지 교과부가 반대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교과부 역시 서울시교육청에 불만이 크다. 시교육청이 교사 평가 실시를 이유로 교장 후보자 추천 기한을 한참 넘겼기 때문이다. 다른 시·도교육청은 지난 14일까지 추천을 마쳤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원 평가로 추천 후보자가 뒤집힐 경우 재추천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교육감이 심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해 후보자를 추천하라는 게 원래 교장공모제의 취지”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