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화합 선보인 환갑의 스티비 원더…1만여 팬 ‘거대 함성’으로 호응

열정·화합 선보인 환갑의 스티비 원더…1만여 팬 ‘거대 함성’으로 호응

기사승인 2010-08-11 01:27:00

[쿠키 연예] 검은 선글라스를 낀 스티비 원더 (STEVE WONDER)가 전자 키보드를 두드리며 등장해 ‘마이 아이즈 돈 크라이’ (My Eyes Don''''t Cry)를 부르자 1만 관객들은 공연장이 울리는 함성으로 호응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첫 곡인만큼 많은 관객들은 예의(?)를 지켰는지, 자리에 앉아 스티비 원더를 바라봤다. 그러나 얼마 안지나 환갑의 스티비 원더가 무릎을 꿇고 노래를 부르더니 기어코 누워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예의(?)를 버리고 모두 일어섰고, 첫 곡이 끝난 후 보여준 호응은 거의 엔딩 곡이 끝난 후 앙코르 요청과 같이 격렬했다.

10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무더운 날씨와 태풍 영향권으로 내리는 비, 그리고 평일 공연으로 인해 많은 관객들이 늦게 공연장을 찾아 30분
가량 지연되어 시작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XI 스티비 원더 내한공연’은 그렇게 시작됐고, 또한번 내한공연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199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한국 공연은 티켓 발매 1시간 만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콘서트 직전 인터넷에선 암표 값이 100만 가까이 육박할 정도였다. 일반 관객들뿐만 아니라, 음악 관계자들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고 그 공연의 주인공인 스티비 원더는 그렇게 어렵게 티켓을 구해 들어온 이들을 단 한번의 정적인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보컬로 휘어잡았다. 환갑에 이른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는 단단했고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도리어 세월의 풍파를 겪은 목소리답게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기도 하고, 따뜻하게 감싸기도 했다. 그에 맞춰 관객들도 알아서 일어서기도, 앉기도 했다.

특히 스티비 원더의 전성기였던 1970~80년대 히트곡들이 나올 때는 세대를 불문하고 관객들의 환호성은 커져갔다. ‘이즌 쉬 러블리’ (Isn''''t She Lovely), ‘유 아 더 선사인 오브 마이 라이프’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러브유’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등이 나올 때는 1만여 관객들이 합창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스티비 원더는 노래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해 말 유엔 평화대사로 임명되기도 한 스티비 원더는 “세계는 평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도 전쟁이 아닌 대화로 한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공연 후반부에는 자신의 세 아들을 등장시켜 함께 노래했고, 특히 마지막 곡 ‘어나더 스타’(Another Star)에서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깜짝 등장시켜 같이 연주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스티비 원더가 이날 쏟아낸 정열은 그가 전 세계적인 7500만장의 앨범 판매량과 30곡 이상의 빌보드 TOP 10 랭크, 역대 남성 솔로 아티스트 중 그래미 최다 수상 기록 (25회)은 물론 1983년과 1989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과 ‘로큰롤 명예의 전당’의 헌액, 2009년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거쉰(Gershwin) 공로상’을 수상이 왜 그에게 돌아갔는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2시간 여동안 한국 관객들은 스티비 원더에게 열광적인 모습은 비록 보여줄 수 없었지만, 뜨거운 열정과 그 어느 내한공연보다도 큰 함성을 들려줬다. 실제 체조경기장에서 1만여 관객이 그토록 거대한 함성이 귀를 울린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한편 이날 스티비 원더의 공연을 보기 위해 DJ DOC를 비롯해 전지현, 한예슬, 이하나 등의 연예인 뿐만 아니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등도 공연장을 찾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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