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독립 못한 한국, 지금도 울분 상태” 구로다, 광복절 앞두고 폄하 망언

“자주독립 못한 한국, 지금도 울분 상태” 구로다, 광복절 앞두고 폄하 망언

기사승인 2010-08-14 23:36:00

[쿠키 정치] 일본의 대표적 우익 언론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69)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이 1945년 한국의 광복은 한국인들이 자주적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다고 폄하했다. 그는 또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와 달리 한국은 자주독립을 하지 못한 울분 때문인지 일본에 끊임 없이 사죄와 보상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비꼬았다.

구로다 지국장은 광복 65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인터넷으로 송고된 기명칼럼 ‘서울에서 여보세요’에서 “한국은 35년간 일본에 의한 통치(1910∼1945년)가 끝난 8월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날은 일본이 미국 등 연합국에 패전한 뒤 연합국의 요구에 따라 한반도의 지배를 방기(放棄·내버리고 돌보지 않음)’한 날”이라고 적었다.

일제로부터의 광복은 한국인들이 자주적으로 쟁취한 게 아니라 일제 패망에 따른 역사적 결과물일 뿐이라고 격하한 것이다. 한국의 독립을 향한 의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다.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에서는 자신의 손으로 일본을 내쫓지 못해 지금까지도 계속 역사적인 울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진짜 국가 경축일은 대한민국 건국을 선언한 48년 8월15일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12일자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실린 박지향 서울대 교수(서양사)의 <‘8월15일 이후’ 한국과 인도가 간 다른 길>을 거론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은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데 드물게 인도와 비교했다”며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건 한국 건국보다 1년 빠르다. (박 교수의 칼럼을 보면) 한국은 인도와 반대로 ‘정치보다 우선 경제’를 선택해 성공했다고 돼있는데 동감”이라고 적었다.

인도의 독립을 거론한 그의 목적은 마지막 문단에 드러나 있다. 구로다 지국장은 “인도는 영국에 사죄와 반성이나 보상을 계속 요구하는지 알고 싶다. 더 나아가 영국에서 ‘인도지배 100년’에 수상 담화가 나오는가”라고 썼다.

즉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이 자주독립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끊임 없이 일본을 괴롭힌다고 비난하고 아울러 지난 10일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죄를 표명한다”는 담화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구로다 지국장은 78년 한국에 온 이후 32년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80년 교도통신 서울특파원에 이어 89년부터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수차례 한국을 도발하는 칼럼과 기사를 써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말에는 같은 칼럼에서 ‘비빔밥은 양두구육의 음식’이라고 비하해 파문을 일으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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