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알몸연극’으로 논란을 일으킨 연극 ‘교수와 여제자’에 출연했던 배우 최재경이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밝히며 “자살까지 시도했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 ‘교수와 여제자’측은 “하차가 아닌 잘린 것이며, 다른 배우들이 더 힘들었다”고 설명해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재경은 16일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해 11월 18일 마지막 무대를 끝내고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려 했지만, 겪어야 하는 많은 고통이 있었다. 연극을 끝내고 집에서 쉬면서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제 노출 사진이 블로그나 카페에 많이 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볼 때마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살 시도도 여러 차례 했지만, 그런 행동을 한 후에 남는 것은 제 몸에 남은 상처와 부모님께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당시를 포함해 현재까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최재경의 사진은 ‘교수와 여제자’ 제작사가 연극 홍보를 위해 언론에 배포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최재경은 이 사진을 없애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삭제 요청을 했고, 그 결과 사진과 동영상이 많이 삭제가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최재경은 몇몇 언론사들로부터 “홍보할 때는 언제고 삭제 요청은 왜햐냐”는 말과 함께 최재경의 활동과 관련해 기사화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에 최재경은 “기사를 삭제해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누구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사와 사진이) 그렇게 나갈지는 솔직히 몰랐다. 하도 많이 나오니까, 그냥 밀려서 없어지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재경의 말대로라면 ‘교수와 여제자’ 제작사가 홍보를 위해 합의없이 배우들의 알몸 사진을 보도자료로 배포했고, 이 내용이 인터넷에서 이슈화돼 포털 검색어에 오르자, 트래픽을 노린 일부 매체의 무분별한 퍼나르기에 최재경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와 여제자’를 제작한 이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계약서에 이같은 내용이 다 기재되어 있으며, 보도자료용 사진을 찍는 등의 과정에서 최재경이 이미 인지했다는 것이다. 또 앞서 알려진 바와 같이 최재경이 ‘교수와 여제자’에서 하차한 것이 아닌, 연기력과 다른 배우들과의 불화 등으로 인해 사실상 ‘잘렸다’는 것이다.
당시 연출을 맡았고, 현재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무대에 올리고 있는 강철웅 연출은 “최재경을 배우라 할 수 없다”고 격정적으로 말한 후 “사진에 관해서는 이미 계약서에 있는 내용이고 알고 있었을텐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 본인이 직접 언론사에 전화해 사진을 내리고 등의 행동으로 인해 극단만 피해를 입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연극에서 ’하차‘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교수와 여제자‘에서 최재경이 맡은 역은 ’여제자‘인데 어느 순간 술집 여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지적을 했지만 고쳐지지 않아서 결국 연기를 하지 못하게 했다. 이는 당시 같이 연기했던 배우들에게 확인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재경의 이날 기자회견 역시 뒷맛이 개운치 않은 상황을 만들어냈다. 최재경이 새로 무대에 오르면서 심경 고백을 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는 하지만, 초점은 ‘교수와 여제자’ 출연 당시 심적 고통을 겪은 배우 ‘최재경’이기보다는 이름을 바꾸고 새 무대에 오르게 되는 ‘최재경’에 맞춰져 사실상 새 연극 홍보 차원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