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의 힘’…CJ·쇼박스·롯데 ‘달빛’ 공동 배급 나서

‘임권택의 힘’…CJ·쇼박스·롯데 ‘달빛’ 공동 배급 나서

기사승인 2010-08-16 17:42:00

[쿠키 영화] 거장 임권택의 힘이 한국 영화산업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개봉을 위해 한국 영화산업을 대표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3개사가 각각 투자, 배급, 마케팅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영화계 최초의 사례이며, 거장 임권택 감독에 대한 예우와 존경의 표현이자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한국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도 큰 의미를 남기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이 2007년 자신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을 선보여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그의 영화와 영화인생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3년이 지난 2010년, 임권택 감독은 본인의 101번째 작품인 <달빛 길어올리기>를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및 동서대학교 등에서 투자지원을 받아 제작에 나섰다.

여기에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그리고 CJ엔터테인먼트(이하 공동투자배급사)는 <달빛 길어올리기>는 임권택이라는 한 개인의 영화적인 성과를 떠나 한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므로 한국 영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제작/개봉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이에 약 20억 원의 순제작비 중 5억 원을 지원하고 개봉을 위하여 각자 역할분담을 하기로 결정했다.

8월 16일, 공동투자배급사는 각 사가 보유한 플랫폼과 투자, 마케팅 및 배급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계약 및 정산은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은 쇼박스, 마케팅 및 홍보는 CJ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하여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후반작업 과정 역시 인건비와 상관없이 많은 영화관계사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결정했다

공동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자사 역시 영화흥행을 통한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민간 기업이긴 하지만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는 협업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나갔던 선배 영화인들의 올곧은 자세를 존중하고 뜻 깊게 간직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산업 최전선에 있는 투자/배급 3개사가 공동의 목표로 함께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달빛 길어올리기>의 공동참여는 단순히 3개사가 뜻을 같이했다는 협업의 개념을 떠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시민기업으로서의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영화 개봉은 한국 영화계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 축제의 무대가 될 것이며 한국영화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달빛 길어올리기>의 주연배우인 박중훈은 “존경하는 임권택 감독님의 101번째 영화로 함께 미래를 나아가게 된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의 사명감 있는 태도와 영화인 전체가 보내준 응원과 격려에 깊은 감사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3사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로하고 의미를 위해서 뜻을 모은 것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다시 복원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종이가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천년 세월을 숨쉬는, 달빛을 닮은 우리의 종이 ‘한지’를 재현하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임권택 감독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주 지역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직접 둘러보고 한지 장인 및 한지 관련 종사자들과 만남을 가진 후 전통 한지가 한 겨울 차가운 물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재현하기 위해 겨울 촬영을 강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조상의 지혜가 함축된 우리의 귀한 사물들과 평생 몸으로 배워 후대에게 알려주는 장인들의 모습을 충실히 담아냈다. 배우 박중훈, 강수연, 예지원이 각각 한지에 신념을 걸게 된 시청 공무원 ‘필용’과 한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지공예에 조예가 깊으나 몸이 아픈 필용의 처 ‘효경’으로 출연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을 책임진 가운데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투자/배급 3개사가 업무 전반에 걸쳐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11월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