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자’, 원작 ‘영웅본색’ 뛰어넘을 수 있을까

‘무적자’, 원작 ‘영웅본색’ 뛰어넘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0-08-17 17:44:01

[쿠키 영화]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시대를 연 영화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영화 <무적자>는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의 네 남자 배우를 앞세워, 영화를 선보이기도 전에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내 원작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1986년도에 개봉한 홍콩 느와르 영화 <영웅본색>은 아시아 전역에 느와르 열풍을 몰고 왔으며, 이를 통해 주윤발, 장국영, 적룡 등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 했다. 특히 성냥개비를 물고 쌍권총을 난사하는 주윤발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흉내내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웅본색>을 필두로 한 <첩혈쌍웅> <정전자> 등의 느와르 장르가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었던 것은 암울하고 불안했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뿐만 아니라, 80년대 희망의 빛을 찾기 어려운 시대의 한국과도 비슷했고, 그 돌파구로서 느와르 장르는 젊은 세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이런 한 시대를 풍미한 느와르의 대표작 <영웅본색>이 2010년 홍콩이 아닌 한국에서 <무적자>로 리메이크된 것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시대의 암울함을 표출하며 젊은이들을 껴안았던 <영웅본색>에 비해 <무적자>는 단순한 상업영화에서 그치며 원작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적자>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도 이같은 점을 잘 안다. 17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송 감독은 여러 차례 이 부분을 거론하며, <영웅본색>과의 비교를 통한 <무적자>의 평가가 격하될 것을 우려했다.

송 감독은 “‘이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먹을 때 힘들었다.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정말 욕먹는다는 것을 안다.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것이 연출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원작보다는 드라마를 강조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면 또다른 형태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것이 연출을 하게 된 계기”라며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무적자>라는 영화 자체만 보면 굉장히 좋다고 각하는데, 이 영화가 저 바깥으로 나가 다른 영화와 비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거기서 호불호가 생기는 것이 감독 입장에서 배우들에게 미안하고 힘들다” 말했다.

물론 아직 영화가 시사회가 열리지도 않았기에 <무적자>가 어떤 형태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일지는 모른다. 비록 불안요소를 안고 출발하더라도 <무적자>만의 스타일이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면, <영웅본색>의 리메이크작이 아닌, <무적자>만의 한국적 느와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적자> 제작진이 내세우는 것처럼 2010년 단 하나의 선택이 될지, ‘짝퉁 느와르’라는 비판을 받을지는 올 추석 판가름이 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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