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영화 ‘엉클 분미’(Uncle Boonmie :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인생의 모든 것은 결국 환상이고 환영이라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18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되는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이하 신디 영화제) 개막작 감독 및 심사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18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엉클 분미’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영화의 결말이 주는 의미에 대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해석하기 나름이라 내 관점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며 “나는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인생의 모든 것이 환상이고 환영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난 두 가지 시간을 제시하면서 두 개의 층이 존재한다고 보았고, 존재를 경험하는 방식이 다양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엉클 분미’는 극심한 신장질환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돌아온 주인공 ‘분미’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과 죽은 아내의 유령을 보는 등 환상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한없이 넓혀놨기 때문이다.
아핏차통 위라세타쿤 감독은 “4년 전 예술영화와 장편영화를 같이하자는 시도로 시작된 프로젝트 중 한 작품이자 마무리 작품이기도 하다. 태국 풍경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내고자 했으며, 그 지방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도 하다”며 “정치 사회적으로 억압이 되어 있는 곳인데 내가 항상 방콕에서 일했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 지역에 있는 기도원의 수도승이 쓴 책을 보고 영감을 받아 내가 왜 이렇게 외롭게 살아가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영화 제작으로 실천했다”고 제작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작품이 이해하기 다소 어렵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오히려 내 영화는 단순하고 전통적인 영화 형식에 기대고 있다”며 “존경하는 태국 감독님 한분이 내 영화가 20년 전에 개봉했다면 관객들이 더욱 잘 이해했을 것이라 말했다. 맞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는 2시간 동안 관객들을 깨워두기 위해 굉장히 복잡한 플롯과 이야기를 다루는데 나는 촌스럽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영화 형식을 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핏차통 위라세타쿤 감독의 ‘엉클 분미’를 개막작으로 하는 신디 영화제는 오는 24일까지 압구정 CGV에서 개최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