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지상파 3사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KBS와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MBC·SBS를 향해 칼날을 세우기로 했다.
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 3층 한 중식당에서 열린 ‘한예조’ 공식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김응석 위원장은 “연기자들이 드라마에 출연하고도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드라마보다 더 기막힌 사연을 알고 있냐”고 격분한 뒤 “방송사는 저희가 정당하게 일한 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연기자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를 지불하는 것은 제작사의 몫이라며 현실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방송사의 횡포에 대해 알렸다.
이어 “출연료 미지급에 대해 우선적으로 외주 제작사가 책임을 져야하지만 문제는 방송사로부터 비롯됐다. 방송사는 외주 제작사를 선정하는 과정과 원칙을 비공개로 한 뒤 검증되지 않은 부실한 외주 제작사에게 드라마를 맡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677억 원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챙겼고,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도대체 얼마만큼 돈을 벌어야 욕심을 버릴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정직한 땀을 흘려 일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1일부로 MBC와 SBS 외주 드라마 10편에 대해 전면 촬영 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MBC의 경우 ‘동이’ ‘장난스런 키스’ ‘글로리아’ ‘김수로’ 4편과 SBS는 ‘여자를 몰라’ ‘나는 전설이다’ ‘자이언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 6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예조’ 소속 배우는 400여 명이라 출연 거부 명단에 오른 드라마는 제작 일정에 적잖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BS는 기자회견 직전 ‘한예조’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러 위기를 모면했다.
이로써 전국시청률 50%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기드라마 KBS ‘제빵왕 김탁구’는 종영일인 이달 중순까지 예정대로 방송되며, SBS 인기드라마 ‘자이언트’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비롯해 MBC ‘동이’ 등은 방송에 지장이 생길 전망이다. 특히 ‘동이’는 ‘한예조’에서 발표한 ‘2010 지상파 3사 출연료 미지급 현황’에서 6억9800여만원(자료 미공개로 인한 추정치)이라는 거액의 출연료가 미지급돼 ‘최악의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