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뒤늦은 심경 고백…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 잠재울까

신정환, 뒤늦은 심경 고백…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 잠재울까

기사승인 2010-09-09 11:35:01

[쿠키 연예] 방송인 신정환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근황과 함께 심경을 밝히는 글을 올리며 ‘도박 의혹’ 진압에 나섰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신정환이 소속사 및 방송 관계자와 연락이 두절된 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5일 MBC 추석 특집 프로그램 녹화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휴가차 떠난 필리핀에서 예정된 날짜에 귀국하지 않으면서 결국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기에 이른 것이다.

6일 KBS 2TV ‘스타골든벨’, 7일 MBC ‘꽃다발’, 8일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까지 방송 관계자들은 신정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녹화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다른 인력을 급히 대체했다. 이후 연이은 방송 취소에 필리핀 현지인들의 도박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속속 터져나오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대중의 반발이 거세지자 KBS는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정환에게 ‘스타골든벨’ 퇴출 명령을 내린 것이다. 방송인 지석진과 함께 공동 진행자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인 금기사항 중 하나인 ‘방송 펑크’라는 큰 문제를 일으킨데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신정환의 ‘삼진아웃’을 주장하는 대중의 반응이 거세지더니 ‘방송 퇴출’까지 다다랐다. 신정환은 지난 2005년 11월 도박을 벌인 혐의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지난 7월에는 강원랜드에서 1억8000여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사기 혐의에 휘말렸을 때에도 “보증만 섰을 뿐 부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고 고소했던 이 씨가 소를 취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도박 의혹’이라는 대중의 차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에는 국내가 아닌 필리핀이다. 연예인의 ‘원정도박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신정환이 사건 발생 4일이 지나서야 입을 뗐다. 그는 9일 오전 자신의 팬 카페를 통해 필리핀 세부 현지 병원에서 ‘뎅기열’로 인한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남겼다. “고열로 인해 며칠 동안 방송을 하지 못했다는 게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있는 그대로를 알려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진을 공개한 뒤 “여러분이 받은 슬픔과 걱정이 얼마나 컸을 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과거사를 지울 수 없지만 마치 경쟁하는 듯 올라오는 추측성 기사를 보며 끝없는 슬픔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신정환은 ‘뎅기열’로 인해 한층 수척해진 모습으로 “항간에서 돌고 있는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진심 어린 호소를 하고 있지만 대중은 “믿을 수 없다”며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 입장을 표명한 점, 소속사 관계자가 현지에 도착한 뒤에 이뤄진 점, 필리핀 현지인들의 증언이 계속 이어지는 점 등 의혹이 여전히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정환은 분명 방송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다.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메인 MC로서의 능력은 다소 부족하나, 프로그램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코믹 멘트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방송인이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신정환의 재기발랄한 면모는 독보적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실수도 용서도 한 두 번이면 족하다. 만약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을 벌였다면 과거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고 받아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가 된다. 이는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사는 방송인으로서 커다란 죄를 저지른 게 된다.

혹자는 아픈 사람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반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대중이 ‘도박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본인이 직접 나서서 사건의 전말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신정환에게 달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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