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의 영화’ 홍상수 “거의 준비하지 않고 찍은 실험작”

‘옥희의 영화’ 홍상수 “거의 준비하지 않고 찍은 실험작”

기사승인 2010-09-14 12:28:00

"[쿠키 영화] 홍상수 감독이 초저예산 영화 <옥희의 영화>를 찍으며 거의 준비하다시피하지 않은 실험작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미 앞서 모든 영화에서도 촬영 당일에 대본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스로도 모든 환경이 심했다고 말할 정도. 실제로 4명의 스태프와 3명의 배우 그리고 2000만원의 제작비로 만든 ‘옥희의 영화’는 얼핏보면 대학 졸업작품 같은 아마추어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옥희의 영화>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홍 감독은 “보통 저는 과정을 만들어나가면서 중요한 것을 발견해 나가는 것을 원해서 모든 것을 준비하지 않은채 촬영하는데 이번에는 좀더 심하게 갔다”며 “거의 준비한 것이 없다시피하고 장소나 이런 것도 내가 바로 섭외할 수 있는 (제가 가르치는) 학교 근처에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하다보면 뭐가 하나 튀어나올까 생각을 했다. 3부를 마지막에 찍었는데, 그거 찍을 때야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게 되었다”며 “애를 써서 꼭 맞추려고 해서 안될 것이고, 그것을 제가 원했다. 이전영화들은 퍼즐처럼 잘 맞춰지는데, 이 영화는 잘 맞춰지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나를 제외하고 스태프 4명과 함께 지난 영화 <하하하>의 5분의 1 정도인 2000만원으로 완성했다. 총 13회차로 촬영했다”며 “책임감을 덜 느끼려고 그랬던 부분이 있었다. 이러한 방식이 다른 것을 자극해서 기존의 영화와 다른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홍 감독은 “서울에서는 이러한 인원으로 가능하지만 지방 촬영이 있으면 이같은 인원은 불가능할 것 같다”며 “적어도 5~6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하하하''''처럼 스태프가 12명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옥희의 영화>는 영화과 학생 ‘옥희’(정유미), 영화 강사 혹은 영화과 학생 ‘진구’(이선균) 그리고 영화과 ‘송교수’ 혹은 영화감독 ‘송감독’(문성근)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 속에 등장하면서 겹쳐지고 차이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주문을 외울 날’ ‘키스왕’ ‘폭설후’ ‘옥희의 영화’ 등 네 개의 에피소드로 이어진 이 영화는 문성근 이선균 정유미가 매 에피소드마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캐릭터와 인물관계를 연기했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폐막작으로 선정된 <옥희의 영화>는 16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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