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스크린-TV-연극무대, ‘연애’의 방법을 찾다

[Ki-Z issue] 스크린-TV-연극무대, ‘연애’의 방법을 찾다

기사승인 2010-09-19 13:05:00

[쿠키 연예] 남과 여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인류가 이 땅에 생겨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반복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랑에 빠져, 연애를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내가 상대를 좋아해야 하고, 또 상대가 나를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의외로 ‘짝사랑’이 많고 ‘외사랑’이 많다. 또 특별히 누군가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연애’ 그 자체에 목표를 두는 이들도 있다. 우연일지 몰라도 2010년 가을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무대에서 거의 동시에 이 ‘연애’라는 것을 하는 이들에게 비법을 전수하겠다고 나섰다.

◇ 스크린 : 연애 멘트 하나까지도 코치하는 ‘연애 조작단’

실제로 이런 사랑의 해결사가 있다면 의뢰하고픈 마음이 들게 만든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 (이하 시라노)는 올 추석 한국영화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로맨틱 코미디물로 웃고 울게 만드는 타이밍과 대사를 적절하게 잘 섞은 조밀한 스토리와 자신의 맡은 파트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내용인즉 이렇다. ‘병훈’ (엄태웅)이 이끄는 ‘시라노 연애 조작단’은 사랑을 고백하고픈 사람이 있지만, 다가서지 못하는 청춘들을 위해 한 편의 뛰어난 ‘멜로 연극’을 만들어준다. 상대에 대한 멘트, 시선 처리, 이미지 관리는 물론 연인으로 엮어줄 우연한(?) 사건까지 만들어낸다. 그러던 중 ‘병훈’과 과거에 연인이었던 ‘희중’ (이민정)을 좋아하는 ‘상용’ (최다니엘)이 이들에게 의뢰를 하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극 중에 나오는 여러 가지 연애 기술(?)은 일면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정도다. ‘썩은 복숭아 전략’이라든가 늘 보이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모습 등등은 ‘쑥맥’ 청춘에게 연애에 대한 조그마한 팁 정도로 남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화는 ‘진심’과 ‘믿음’이야말로 연애에 관해서는 변치 않는 지름길임을 말해준다.

◇ 브라운관 : ‘찌질남’들을 통해 연애 비법을 깨우쳐라

tvN 롤러코스터 000 감독이 만든 ‘롤러코스터 플러스 연애빅뱅’ (이하 연애빅뱅)는 <시라노>와 는 확연히 다른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라노>가 철저하게 계산된 연애 카운슬링 조직에 의해, 알콩달콩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줬다면, ‘연애빅뱅’은 연애에 관한 ‘루저’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반면교사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애 빅뱅’은 우선 세남자와 세여자의 성향과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최성국은 6개월 후에는 정자가 소멸되는 병을 가지고 있는 노래방 주인이다. 이 때문에 최성국의 목표는 6개월안에 결혼을 해서 2세를 갖는 것. 그런데 매번 만나는 여자에게 차이게 된다. 바 웨이터이자 돈많은 여자를 찾는 정윤민은 남자 신데렐라를 꿈꾼다. 그러나 정윤민 역시 진정한 사랑은 모른다. 단지 즐길 뿐이다. 다단계 사업에서 실패해 커다란 빚을 지고 나서 연애 세포가 소멸된 임지규은 극 중 서영만은 바라보는 인물로, 소심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의 사랑을 받는 서영은 연예인으로 도약 시기에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민망한 이미지로 인해 모든 것이 무산 위기에 놓인다. 또 전세홍은 최성국의 사촌동생으로 최성국을 보듬어주려 하고, 임성언은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남자를 만난다.

이들은 매회 에피소드를 통해 3인 3색의 연애 이야기를 보여준다. 연애 세포가 이미 소멸한 이들이 어떻게 이성에게 차이는 모습을 통해 연애의 현실을 보여준다. 김성덕 감독은 지난 제박발표회 때 “코믹적 요소보다는 드라마 요소를 강화하려 했다. 꼭 코믹 요소가 들어가야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다른 것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다”며 ‘연애 빅뱅’이 시트콤이라기보다는 솔직하고 흥미롭게 남녀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 자신했다.

◇ 연극 무대 : ‘연애’ 이야기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사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소극장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나 ‘싱글즈’도 남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서로가 다른 ‘연애 세포’를 논하게 만들었다. 지금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클로져’도 서로 각기 다른 4명의 남녀의 사랑 방식을 보여주며, 국내 초연 때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성적이거나, 이기적이거나 등의 캐릭터의 행동 양식은 사실 관객들도 속하는 범위라 몰입도도 컸다.

그런 가운데 아예 제목에 ‘연애’를 달고 도발적인 연극도 있다.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애희곡’은 다소 복잡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가을 연인들을 관객석으로 초대하고 있다.‘연애희곡’은 <시라노>나 ‘연애빅뱅’처럼 자세하게 연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마 대본을 받기 위해 자신의 집을 찾은 신입PD ‘무카이’ (도이성, 전동석)에게 “나랑 연애하면 대본 작성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며 도발적인 제안을 하는 드라마 작가 ‘타니야마’ (이지하, 배해선)의 태도는 연애의 시작에 대해 생각게한다. 그리고 “연애란 타이밍이 중요하단다” “전 침대에서 시작되는 사랑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랑과 광기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등의 말은 그 어느 연애론보다 사실적이다.

조금은 더운 가을이지만, ‘가을’이라는 단어 자체가 ‘연애’를 꿈꾸는 이들에게 설렘을 주는 지금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연극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애 이야기’가 연애를 꿈꾸는 청춘 남녀들에게 어떤 연애의 방법을 찾아주며, 생각을 줄지 관심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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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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