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도 삼성전자 손아귀서 ‘좌지우지’

국제수지도 삼성전자 손아귀서 ‘좌지우지’

기사승인 2010-09-30 15:45:00
[쿠키 경제] ‘삼성전자가 국제수지도 좌우한다?’

대기업이 국제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특정제품의 수출 등에 그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난달 삼성전자의 파워는 수출 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 경상이전 수지 등 다방면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의 해외지출액이 지난달 급증하면서 각종 수지에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30일 한국은행의 8월중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서비스수지 중 기타사업기술전문서비스수지는 올 1~8월 131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113억1000만달러보다 19억달러 가까이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기타서비스 항목 중 ‘광고·시장·여론조사서비스’는 지난달 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달(2억3000만달러 적자)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1~8월 ‘광고·시장·여론조사서비스’ 적자규모는 26억3000만달러로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이 항목이 큰 적자를 보인데는 지급액이 4억7000만달러로 2009년 1월(4억9000만달러)이후 가장 커졌기 때문이다. 이 항목 지급액은 우리 기업 등이 해외광고나 여론조사를 통해 외화를 지출한 것을 의미한다.

지급액이 급증한데 대해 한은은 삼성전자 요인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은 국제수지팀 노충식 차장은 “지난달 삼성전자 해외광고비 지급액이 급증하면서 ‘광고·시장·여론조사서비스’ 수지 적자폭을 키웠다”며 “삼성전자의 해외광고비 지급액이 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8월에 해외광고지급결제가 몰린 것은 사실”이라며 “갤럭시S의 해외 판촉 등으로 인해 광고지급비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이나 단체가 해외로 보내는 송금 등을 포괄하는 경상이전수지에서도 삼성전자의 힘이 돋보였다. 지난달 경상이전수지는 적자규모가 2억8000만달러에서 4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송금지급액이 9억9000만달러로 월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해외송금액이 급증한 이유로 “삼성전자의 거액 과징금”을 첫 손에 꼽았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D램 반도체 가격담함 혐의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게 각각 1억4573만 유로(한화 약 2219억원), 하이닉스에 5147만 유로(7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과징금이 지난달에 결재 처리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과징금만 2억달러 수준이어서 경상이전수지 적자규모를 키운 셈이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출은 전년동월대비로 지난달 각각 63.4%와 30.2%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수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의 파워를 실감했다”고 혀를 내둘렀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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