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세청장인 국회 기획재정위 이용섭(민주당) 의원이 7일 국감에서 친정 직원들에게 “꼴통기질을 가져달라”고 훈수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및 탈세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국세청 직원에게는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정의감이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오는 강철중 검사처럼 탈세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감, 이른바 꼴통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철중 검사의 기개를 본받아 라 회장의 탈세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당부였다.
이 의원은 라 회장의 증여세와 종합소득세 탈세 혐의에 대해 국세청이 수정신고 처리토록 하고 사건을 종결한 점을 지적하며 “힘없는 사람만 탈세로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갖게되면 국세행정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세무조사를 해서 특권측의 탈세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이현동 국세청장은 “금융기관 종사자가 금융실명제법을 위반,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면 윤리상 더 큰 문제가 되지만, 탈세에 대해선 금융기관 종사자와 일반인을 구분해서는 안된다”고 답변했다. 이 청장이 또 “현실적인 여건” 등을 거론하며 탈세혐의 조사에 대한 어려움을 표명하자 이 의원이 “현실적인 문제란 것이 사실상 배후세력을 언급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등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