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습니다” 강승윤의 마지막 무대…‘슈퍼스타K2’ 현장도 ‘뭉클’

“행복했습니다” 강승윤의 마지막 무대…‘슈퍼스타K2’ 현장도 ‘뭉클’

기사승인 2010-10-11 16:42:00

"[쿠키 연예]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본선 4라운드 탈락자로 강승윤이 호명되자마자 장내에는 일순간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강한 생명력’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TOP4까지 이름을 올렸다. 남은 3명의 출연자와 비교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강승윤. 이날만큼은 가창력과 무대 매너에 날개를 단듯 높이 날아올랐다.

지난 5월 발표된 윤종신의 노래 ‘본능적으로’를 랩과 곁들여 부르며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완성시켰다. 원곡자인 윤종신보다 더 잘 불렀다는 호평이 일었을 정도다. 객석에서 라이브로 들어본 강승윤의 음색은 처음부터 끝까지 귀를 잡아끌 만큼 매력적이었다. 4000여 관객의 숨을 죽이게 만들 정도로 무대 분위기를 장악하며 노래를 마쳤다. 마이크에서 입을 떼는 순간, 박수가 터져나왔다. ‘강승윤의 재발견’이었다.

“저렇게 잘 불렀던 출연자였나?” 궁금증이 들 정도로 강승윤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있었다. 읊조리듯 내뱉는 노래에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는 랩으로 생애 최고의 무대를 장식했다. 랩과 노래를 넘나들며 내재된 끼를 발산한 강승윤. 운명의 장난처럼 최상의 무대로 최고의 점수를 받은 날,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하지만 강승윤은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다 쏟아낸 후회 없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인색하기로 소문난 심사위원 윤종신도 “승윤아, 진짜 잘했어”라는 칭찬을 쏟아냈고, 엄정화는 “윤종신보다 더 잘 불렀다”고 호평했을 정도다. 3층 객석에서도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을 정도로 강승윤의 뜨거운 열정은 4000여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Mnet ‘슈퍼스타K2’. 시즌2 최초로 8일 무대가 공개됐다. 이날 밤 무대는 특별한 곳에서 시작됐다. 서울 상암동 E&M 센터가 아닌 4000여 규모의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이었다.

방송 시작 1시간 전부터 평화의 전당 앞 공터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슈퍼스타K2’ 출연자 가족과 친척을 비롯해 지인이 삼삼오오 모여 입장을 기다렸다. TOP4 강승윤, 장재인, 존박, 허각은 여느 스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팬들을 몰고 다녔다. 이들의 이름과 사진이 담긴 플랜카드와 응원도구가 넘쳐났다. 하나 둘 입장이 시작되면서 어느새 3층 무대까지 4000여석을 채웠다.

방송 30분 전. 조연출 김무현 PD가 “제 신호에 따라 일어서서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17번 일어나시면 됩니다”는 농담 섞인 발언과 함께 밤 11시2분 생방송 무대가 막이 올랐다. 무대 중앙 상단에 설치된 문에서 진행자 김성주가 힘찬 걸음을 내딛으며 등장했다. 심사위원 이승철, 엄정화, 윤종신의 소개가 끝나고 사전 영상이 공개된 뒤 1층 무대와 2층 좌우에서는 TOP4가 위용을 드러내냈다. 환호를 연발하는 관객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11시47분쯤 첫 번째 주자로 장재인이 무대에 올랐다. 장재인은 엄정화의 <초대>를 맨발로 부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장재인은 특유의 목소리로 엄정화의 <초대>를 재즈 버전으로 편곡해 불렀다. 하지만 이날 무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당 구석구석까지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시원하게 내지르는 음이 없어 장재인의 매력이 발휘되지 못한 것이다. 중간에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짙은 아쉬움을 남긴 무대였다.

3분 후 곧바로 허각의 무대가 이어졌다. 총총걸음으로 무대에 오른 허각은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폭발적 가창력을 과시했다. “어쩜 저렇게 떨지 않아?”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허각은 음정의 흔들림 없이 4000여 관객에게 황홀한 노래를 선사했다. 이승철의 트레이드마크인 길게 내지르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존박이 세 번째 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존박은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재즈 버전으로 감미롭게 불렀다. 푸른색 바탕에 ‘갓 블레스 존박’(God bless John Park)이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노래에 따라 출렁거렸고, 상당수의 관객은 그의 노래에 흠뻑 취한 듯 소리도 내지 않고 무대를 바라봤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부르게 된 강승윤은 비교적 편안한 표정이었다. 카메라가 잡히기 전에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바라볼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첫 소절을 떼자 멜로디를 따라 술술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느덧 숨 가쁜 80분의 대결을 끝나고, TOP4는 엄정화의 <페스티벌>로 먼 곳까지 찾아온 관객을 위한 축하무대를 꾸몄다.



이날 공개 방송에서 느낀 놀라운 것은 출연자의 실력이었다. 현장에서 들어본 TOP4의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취재진도 탈락자 의견이 엇갈렸을 정도로 TOP3에 이름을 올리는 대상자가 누가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강승윤이 4라운드를 마지막으로 퇴장하게 됐고, 객석에서는 강승윤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강승윤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 뒤 “울지 않겠다. 오늘 열심히 해서 목표로 했던 95점을 받았기에 후회가 없다”며 “솔직히 탈락해서 아쉽지만 좋은 무대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방송이 끝나고도 200여 관객이 장내를 떠나지 않고 무대 아래로 모여들었다. 프로필 사진과 영상 인터뷰를 하느라 무대를 떠나지 않은 TOP4를 보기 위해서다. 저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출연진을 향해 격려의 말을 남겼고, 강승윤은 남은 출연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마지막 무대를 만끽했다.

최후 1인의 자리에 도전하는 사람으로는 허각, 장재인, 존박으로 압축됐다. 이제 단 두 번의 무대를 마치면 2010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슈퍼스타K’의 두 번째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다. 여심을 자극하는 존박, 타고난 음색을 갖춘 허각,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주인공 장재인. 이 중에 과연 최후의 1인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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