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첫 정규앨범 낸 아일랜드시티, 6년 내공의 ‘아픔’과 ‘치유’를 담다

[쿠키人터뷰] 첫 정규앨범 낸 아일랜드시티, 6년 내공의 ‘아픔’과 ‘치유’를 담다

기사승인 2010-11-07 14:59:00

[쿠키 연예] 유쾌한 모던록 밴드 아일랜드시티가 드디어 소중한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2006년 첫 번째 EP를 발표, 타이틀곡 ‘난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로 MTV ''이달의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화려하게 출발했다. 당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는 매진을 이뤄내기까지 했다. 이후 2008년 3월 두 번째 싱글 ‘칠리소스’를 발표한 후, 올해 초 KBS드라마 ‘공부의 신’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7월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무대에서는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활동 6년, 첫 EP 발표 이후 4년 만에 나온 정규 1집 앨범. 남다를 수밖에 없을 듯 싶은데, 의외로 담담했다.

“앨범 준비 기간이 너무 길어서 사실 무덤덤해요. 기쁘다기보다는 당연히 나와야 되는 것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지희) 고생을 많이 했어요. 밤새고 중간에 엔지니어도 많이 바뀌고요. 정말 최선을 다했고, (준비 기간이) 길어졌으니, (완성도가) 이만큼 나온 것이 당연하구나 생각했죠. (연수) 이번 앨범은 정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엔지니어 분들도 그렇고, 여러 사람들이 앨범에 신경 써주셨어요. 그 부분이 가장 감격스러운 것 같아요. (아름) ”

아일랜드시티 멤버들이 작곡과 작사를 맡았으면 총 11곡이 들어간 이번 정규 1집은 준비 기간 1년 6개월, 녹음기간 6개월, 총 2년이 넘는 기간을 준비한 앨범이다. 보컬 이지희, 베이스 서아름, 드럼 엄상민의 3명의 여성 멤버와 유일한 남자 멤버인 기타 정연수로 구성된 만큼 이번 앨범은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왜 이리 준비기간이 길어졌을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좋은 곡은 선별하기 위해 욕심을 자꾸 내니까 길어졌죠. (상민) 준비 기간이 2년이라고 하지만, 사실 활동 시작부터 따져야 하니, 6년이라고 봐야죠. 실제로 ‘블루드림’ (Blue Dream) 처럼 6년 전에 만든 곡도 있어요. 그만큼 저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찾는 과정을 거쳤고, 찾았다고 볼 수 있죠. 예전에 저희끼리 그때까지는 앨범을 내지 말자는 의지도 있었죠. 억지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기다렸죠. 그래서 중간에 EP도 사실 하나의 정규 앨범처럼 잡아서 했어요. (연수) 우리에게는 EP나 싱글이나 정규나 큰 차이는 없어요. 차이라면 곡수의 차이정도. 이번에는 사운드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강했죠. 편곡이나 사운드 이런 면에서 신경을 더 썼다고 해야 하나. 효과음, 코러스 이런 것도 많이 배우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상민)”

한 장의 CD로 되어있는 이전 정규 앨범은 독특하게도 A면과 B면을 되어 있다. 양 면의 독특한 형태로 구성되었다. A면은 슬픔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라면, B면은 이를 치유하는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정규 앨범만이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고, 감성인 셈이다.

“곡을 의도해서 쓴 것은 아닌데, 그동안 쓴 곡을 추리다 보니 A면과 B면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아픔과 치유에 해당되는 트랙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과거 우리가 테이프의 앞뒤의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죠. 그런데 온라인 음원 사이트는 그냥 이런 순서를 무시하고 올리던데요. (상민) 각각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감성이 서로 연결이 되어있죠. 그리고 A면과 B면의 느낌을 주기 위해 A면의 마지막 곡인 6번째 트릭 ‘새빨간 거짓말’이 끝난 후 약 10초 정도 여백을 주었어요. (연수)”

타이틀곡 ''다시 살아갈 수 없어''는 빠른 비트 속에 서정적이며 슬픈 멜로디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곡의 사운드는 국내 최고의 음악엔지니어 고현정이 맡았으며, 마스터링 또한 세게 최고의 마스터링 스튜디오인 영국 ‘메트로폴리스 마스터링 스튜디오’(Metropolis Mastering Studio)에서 진행됐다. 그리고 여기에 7년간 숙성된 네 멤버의 실력이 녹아들었다. 곡 자체는 유쾌할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면 슬픔을 담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한 것일까.

“타이틀곡은 지난해 가을쯤에 만들었는데, 처음에 저희가 노래를 했을 때는 느린 곡이었어요. 그런데 델리스파이스 (김)민규 오빠가 편곡을 하면서 빨라졌어요. 타이틀곡으로서 확신은 있었지만, 뭔가 부족한데, 그것을 민규 오빠가 채워준 셈이죠. (지희) 타이틀 곡을 선정하는데 힘들었어요. 우리는 우리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데, 대중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곡이 타이틀이라는 이름을 달고 하나 밖에 보여줄 수 없으니까요. 가사는 우리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어느 상황이든 다 적용되는 것 같아요. (상민)”

앞서도 말했지만 이번 앨범은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쳤다. 그리고 도움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희한하게 여성적인 감수성은 건드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보강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유일한 남자 멤버인 연수도 기타를 치는 스타일 자체가 섬세해, 다른 멤버보다 더 여성적인 감성을 표출한다. 탄탄한 실력에 여성적인 감성은 돋보이고, 여기에 기존에 가내수공업 같은 앨범 작업이 이번에는 분업화되어 진행되니 앨범이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줬다.

“앨범을 소설로 말하자면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라고 할까요. 우리 팀이 여자 멤버가 많은 만큼 개성도 다르니, 앨범에도 여러가지 사랑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죠. 음악하는 사람들이 예민하다고 하잖아요. 우리 시각으로 본 사랑의 이야기가 이 앨범에 있는 거죠. (상민) 제가 보컬이라 저희 음악을 느낌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데, 청승 맞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A면에서 담담하게 상처를 받는데, B에서는 치유를 받잖아요. 청승 맞고 싶은 날에 우리 노래가 어울릴 거에요. (지희)”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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