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일만에 물가전망 상향조정…2.9%→3.0%

한은, 20일만에 물가전망 상향조정…2.9%→3.0%

기사승인 2010-11-11 08:58:01
[쿠키 경제]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물가전망치는 지난달 중순에 수정된 이후 20일만에 다시 조정된 것이며 4월 이후에만 3차례나 바뀌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1일 G20정상회의에서 가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주제의 브리핑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4.1%에서 2009년 2.8%로 둔화된데 이어 올해는 3%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4월에 올해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했으나 7월 ‘2010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8%로 올렸다. 이어 김 총재는 불과 20여일 전인 지난달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9%로 다시 물가상승률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게다가 김 총재는 당시 “지난달(9월) 신선채소 가격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3.6% 올랐지만 공급 측면 충격이 가라앉고 있어 연말까지 2.9%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목표치인 3±1% 내 수준”이라고 언급해 물가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국감이후 불과 2주일도 안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1%였고 결국 한은은 이날 올해 물가상승 전망치를 3% 정도로 재차 높인 것이다. 우리나라 물가당국 수장이 20일 앞을 제대로 예측 못한 셈이다.

한은은 나아가 이같은 가파른 물가상승세를 우리 경제의 건실성과 연계시켰다. 김 총재는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지난해 디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물가하락) 현상을 경험한 것과 대비된다”며 “이와 같이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운용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적극적인 정책운용으로 금융위기에서 벗어났고 그에 따라 다른 나라와 달리 물가가 올랐다는 식의 해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채소값 급등 등 공급측면의 충격으로 물가가 올랐다는 기존의 발언과도 배치된다. 또 평소 인플레 압력을 우려하다가도 환율 등 외부요인으로 금리인상을 거부하던 한은이 이제와서 최근의 물가상승이 다른나라보다는 건전한 수준이라는 식으로 포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신운 물가분석팀장은 “우리 물가상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3%로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의미일 뿐 물가전망치를 3%로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