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죽은 김일성이 살아났다? 당 중앙위원

[단독]죽은 김일성이 살아났다? 당 중앙위원

기사승인 2010-11-16 18:46:00
고(故) 김일성 주석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에 임명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북한의 극단적 우상화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 9월 말 당대표자회에서 선출된 당 중앙위원 가운데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인물이 1명 있다”며 “이는 1994년 사망한 김 주석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보 당국도 최근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9월 28일 당대표자회를 44년 만에 개최, 당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을 새로 선출했다. 후계자 김정은은 이 회의에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북한은 당대표자회를 마친 다음날인 29일자 노동신문에 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총 인원수에 대한 언급 없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명단을 게재했다. 당시 이름이 공개된 중앙위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등 124명이었다. 중국 인민일보와 신화통신도 중앙위원이 124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9월 말 평양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당대표자회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는 당 중앙위원이 125명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신화통신도 지난달 11일 북한의 당 중앙위원 수가 125명이라고 정정 보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9월 29일자 노동신문이 “당대표자회는 김일성 동지를 우리 당의 최고지도기관에 영원히 모신다는 것을 선포하였다”고 보도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노동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도록 돼 있는 당대회이지만 1980년 이후 개최되지 않았으며,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당 중앙위원회가 최고지도기관의 역할을 대행한다.

앞서 북한은 당대표자회를 통해 개정한 당 규약에 ‘김일성 조선’, ‘김일성 당’이란 용어를 새로 집어넣은 바 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3대 세습 등 북한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감안할 때 죽은 김일성을 당원으로 부활시키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김정은 후계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우상화 작업의 극치”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om@kmib.co.kr
속보유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