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용역 동원 ‘농성장 철거’ 물의

청주대, 용역 동원 ‘농성장 철거’ 물의

기사승인 2010-11-30 21:06:00

[쿠키 사회] 충북 청주대학교(총장 김윤배)가 용역직원을 동원해 학교 안에서 집회 등을 열고 있는 직원 노동조합의 천막 농성장과 현수막 등을 강제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청주대지부 박용기 지부장은 30일 “대학 측에서 지난 29일 오전 6시10분쯤 용역원 30여명을 동원해 노조가 설치한 천막, 현수막 등 100여점을 훼손하고 강제 철거했다”며 “용역 투입과 관련 총장퇴진운동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 과정에서 용역직원 가운데 1명을 붙잡아 청주 상당경찰서에 신변을 인계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현장에 있던 용역직원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한편 박 지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청주대 관계자는 “지난 26일 교무회의에서 학교 안에 난립하고 있는 각종 현수막 등을 손질하기로 결정하고 시설운영팀 직원과 용역직원 등을 동원해 이날 새벽 철거를 했다”며 “이들 현수막 등은 학교 시설물 관리 규정에 어긋나고 허가받지 않은 것이어서 5차례에 걸쳐 노조에 자진 철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부득이 철거했다”고 말했다.

청주대 노사갈등이 장기화되고 학교측이 용역을 동원하자 전국대학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충북지부는 연대 투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다음달 2일 장백기 위원장이 김윤배 청주대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전국대학노조는 학교측이 총장 면담 등을 거부하면 이 대학 노조와 연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청주대 노조도 다음달 9일 파업 출정식을 가진 뒤 대시민 홍보전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본부 창립 이래 청주지역에서 용역을 동원해 물리력으로 노조 농성장 천막을 철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학 측의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이어 “청주대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노사대화와 학사행정을 위해 중식시간을 이용한 집회를 해 왔고 최근에는 입시행정을 고려해 이마저도 중단했다”며 “이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사측의 무리한 도발에 더욱 분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주대 노조는 2009년 임금협약안에 따라 각종 수당 지급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학교 쪽과 교섭을 벌였으나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9월30일 조합원(125명) 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93% 찬성)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천막 농성을 벌여 왔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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