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요즘 가요계 관계자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가요계를 휩쓴 ‘초대형 신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인기를 예견할 수 없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신인 걸 그룹의 활약은 일단 노래가 좋았기에 가능했다.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와 입에 잘 붙는 가사로 청취자를 사로잡았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 매진하고 있는 원더걸스를 비롯해 일본 시장에 K-POP 열풍을 몰고 온 카라, 소녀시대, 포미닛 등 기존 인기 그룹의 해외 진출로 신인들의 무대가 생긴 것도 한 몫 했다. 올해 가요계를 장악한 ‘무서운 신인’을 조명했다.
◇박진영, 원더걸스에 이은 걸 그룹 히트작 ‘미쓰에이’
JYP 수장이자 미다스의 손인 박진영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여성 4인조 원더걸스를 국내 최정상 그룹으로 만든 뒤 미국 시장까지 진출시키더니, JYP가 설립한 서브 레이블 AQ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내보낸 신인이 대박난 것.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구성된 걸 그룹 ‘미쓰에이’가 그 주인공이다. 박진영이 오랜 시간 전부터 미국 진출에 공을 들였던 민(Min)을 필두로 중국인 멤버 지아와 페이, ‘슈퍼스타K’ 출신 수지까지 개성 강한 네 명이 뭉쳤다.
올해 데뷔한 미쓰에이의 첫 곡은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이었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사이트를 점령하더니 발매 2주 만에 음악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히트 메이커’ 방시혁도 미쓰에이에 대해 “좌중을 압도하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파워풀한 보이스는 국내 최고”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연이어 발표한 노래 ‘브리드’(Breathe)로도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쓰에이의 뜨거운 인기는 포털에서도 입증됐다. 국내 인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인기 걸 그룹 소녀시대를 꺾고 노래 ‘배드 걸 굿 걸’로 ‘2010년 뮤직 다운로드’ 1위에 오른 것이다. 연말 시상식에서도 미쓰에이의 존재감은 빛났다. ‘MAMA’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노래상, 여자 신인상 ‘제25회 골든디스크’ 디지털 음원 본상, ‘2010 멜론 뮤직 어워드’ 2010 MBC 플러스 스타상 등을 거머쥐며 기대되는 신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핍보핍’ ‘너 때문에 미쳐’로 가요계 강타 ‘티아라’
2010년 새해의 문을 활짝 연 노래는 티아라의 ‘보핍보핍’(Bo peep Bo peep)이었다. 손에 커다란 동물장갑을 끼고, 양팔을 번갈아가며 위로 들어올리는 고양이 춤은 2010년 상반기를 강타했다.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에 귀여운 춤으로 무장한 티아라는 ‘보핍보핍’으로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보핍보핍’의 열기가 식기 무섭게 내놓은 ‘너 때문에 미쳐’도 히트했다. ‘너 때문에 미쳐’는 귀여운 콘셉트로 무장했던 ‘보핍보핍’에서 180도 변신한 섹시 콘셉트로 화제가 됐다. 배꼽을 드러낸 멤버들의 의상은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을 정도로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특히 ‘철없게 철없게’를 반복하면서 부르다가 입술을 만지는 안무도 화제였다.
팀 인기는 멤버들의 활발한 개별 활동으로 이어졌다. 멤버 지연은 KBS 드라마 ‘공부의 신’ ‘정글피쉬2’에, 멤버 은정은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 영화 <화이트>에 출연했다. 예능 프로그램 ‘청춘불패’로 이름을 알린 효민은 SBS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자이언트’ ‘마이 파트너’ 등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했다. 보람은 연기자인 모친 이미영의 피를 물려받아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KBS ‘드라마 스페셜-보라색 하이힐을 신고 저승사자가 온다’에서 활약했으며, 부친 전영록과 함께 뮤지컬 ‘진짜 진짜 좋아해’ 출연을 앞두고 있다.
◇무서운 성장세 ''씨스타''
올해 데뷔한 무서운 그룹 ‘씨스타’. 중독성 강한 후크송 ‘푸쉬 푸쉬’로 가요계 문을 밀었다. 데뷔곡 ‘푸쉬 푸쉬’(Push Push)로 기존 걸 그룹과는 차별화되는 파워풀함과 보이시한 매력을 선보인 것.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강렬하지 못했다. 당시 워낙 걸 그룹이 쏟아져 나온 데다 데뷔 싱글을 발표한 6월에는 아이유의 ‘잔소리’ f(x)의 ‘누 예삐오’(NU ABO), 원더걸스의 ‘투 디프런트 티얼스’(2 Different Tears), 다비치의 ‘시간아 멈춰라’ 등 기존 여가수의 활약상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발표한 노래 ‘가식걸’. 씨스타는 이 노래로 그룹의 이름을 좀 더 알리는 계기가 됐다. 뮤직비디오는 공개되자마자 20만 조회 수를 기록했을 만큼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이어 최근 발표한 ‘니까짓게’로 음원 차트 ‘올킬’을 달성하며 기성 가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데뷔한 신인이라 씨스타에게도 취약점이 있다. 멤버 각각의 매력과 존재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무대에서 넘어져 ‘쩍벌녀’로 이름을 알린 효린과 MBC 추석특집 프로그램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에서 뛰기 실력을 과시하며 ‘육상돌’로 화제를 모은 보라가 그나마 얼굴을 알린 정도다. 내년에는 어떤 노래와 어떤 활동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릴지 주목해본다.
◇성장 주목해야 할 그룹 ‘시크릿’
KBS 예능 프로그램 ‘청춘불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한선화. 지난해 데뷔한 시크릿은 한선화가 소속된 그룹 정도로만 알려졌다.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노래 ‘매직’(Magic)으로 가요계에 파란을 몰고 오더니 ‘마돈나’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시크릿은 올해 인기와 성공을 토대로 내년에는 좀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크릿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걸 그룹 카라를 보면 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데뷔 초반 이름 모를 그룹으로 방송에서 갖은 굴욕을 당했고, 중간에 멤버 하차와 새 멤버 교체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그 과정이 결실을 맺어 국내 장악에 이어 일본까지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크릿 또한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좋은 노래를 들고 나올 때 전성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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