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영화결산③] “브라보 코리아!” 한국영화 해외 호평에 ‘함박웃음’

[Ki-Z 영화결산③] “브라보 코리아!” 한국영화 해외 호평에 ‘함박웃음’

기사승인 2010-12-25 13:03:00

[쿠키 영화] 보릿고개라 했다. 연초부터 제작사 이곳저곳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3~4월 극장가와 비교해 한국영화가 7편이 줄어든 11편이 개봉됐고, 투자도 크게 줄어들면서 50억 원이 넘는 굵직한 한국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개봉한 <아바타>의 공습에 1335만(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하 동일) 관객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한국영화는 점점 설 곳을 잃어갔다.

하지만 극심한 우려와 달리 한국영화의 부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강동원·김윤석 주연의 <전우치>가 610만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송강호·강동원이 커플이 <의형제>가 546만으로 바통을 이어받으며, 가뭄에 시달렸던 한국영화계에 단비가 됐다.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방자전><포화속으로><아저씨>가 흥행 몰이에 성공하면서 구겨졌던 체면을 세웠다. 올해 한국영화의 성과를 보여주는 국내외 시상식을 짚어봤다.

◇이창동 감독의 <시>, 칸을 잠재우다

올해 한국영화의 특징은 국위를 선양한 작품이 유독 많았다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의 <시>, 봉준호 감독의 <마더>,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임상수 감독의 <하녀> 등 해외에서 잇단 호평을 받으며 질적으로 성장한 한국영화의 발전을 목도하는 해가 됐다.

이창동 감독의 펜대는 녹슬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밀양> 각본과 연출을 맡아 배우 전도연에게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이 감독은 <시>에서도 필력을 과시하며 해외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시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된 60대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시>는 해외에서 잇단 호평을 받으며 유수 영화제에서의 수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찬밥 취급을 당했다.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0점 수모를 당한 것이다. 이후 <시>는 영진위의 냉랭한 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시>의 선전은 계속 됐다. 제4회 아시아태평양영화상(APSA)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벨기에 여성영화인협회(CineFemme) 올해의 영화상을 거머쥐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개봉이 확정돼 19개 상영관에서 관객과 만났으며, <밀양> 오프닝 스코어보다 2배 이상의 성적표를 올리며 해외에서 주목받는 영화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도 세계 영화인의 주목을 받았다. <마더>는 ‘제4회 아시안필름어워드’에서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 트로피를 쓸어갔다. ‘여성영화비평가협회’는 독일 쉬린 네샷 감독의 <남자 없는 여자>와 함께 <마더>를 외국어영화상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LA영화평론가협회에서는 외국어영화상 2위로 선전했으며, 한국배우로는 처음으로 김혜자가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보스톤영화비평가협회와 샌프란시스코 영화비평가협회에서는 외국어영화상을, 미국 남동부비평가협회에서는 외국어영화상으로 결정했다. 캐나다 토론토영화비평가협회에서는 외국어영화상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도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홍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옥희의 영화>도 ‘제6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지만, 수상에는 실패한 <하녀>는 ‘제12회 시네마닐라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리노브로카상과 국제경쟁부문 여배우상(윤여정)을 수상했다. ‘제20회 필름 프롬 더 사우스 영화제’에서도 실버미러 어워드 최고작품상을 차지했고, ‘제37회 플랑드르 국제영화제’에서는 음악상을 수상하며 축포를 쐈다.

이외에도 문인철 감독은 단편영화 <거짓말 같은 시간>으로 베를린 국제 청소년 영화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형슬우 감독의 단편영화 ‘벽’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차지했다.

◇국내 시상식 <시> 제외하고 ‘쏠림 현상’ 적어

국내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은 인기보다는 내실에 초점이 맞춘 수상이 이뤄졌다. 지난 5월 ‘제63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린 이후 개최된 국내 시상식이라 적잖이 영향을 받은 듯 <시>가 강세를 보였다. <시>는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제30회 영평상’에서 작품상을 쓸어가며 영진위 ‘0점 논란’으로 앓았던 한을 풀었다. <시>는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시나리오상, 남우조연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여우주연상은 <시>의 윤정희가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2관왕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선 서영희는 ‘제30회 영평상’을 가져갔다. 남우주연상은 골고루 분산됐다. <아저씨>로 배우 이미지를 각인시킨 원빈은 ‘제47회 대종상영화제’를, <이끼>로 광적 연기를 보여준 정재영이 ‘제31회 청룡영화상’을, <의형제>로 흥행에 성공한 강동원이 ‘제30회 영평상’의 주인공이 됐다.

감독상도 결과가 엇갈렸다. <의형제>로 메가폰을 잡은 장훈이 ‘제30회 영평상’이 선정한 올해의 감독이 됐으며, 인기 웹툰을 영화로 잘 살린 <이끼>의 강우석 감독은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제31회 청룡영화상’을 수상했다.

신인남녀상은 올해 두각을 드러낸 <방자전>의 송새벽과 <시라노:연애 조작단><백야행>의 이민정이 가져갔다. 어눌한 말투와 표정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송새벽은 ‘제30회 영평상’ ‘제47회 대종상영화제’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이민정은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제31회 청룡영화상’ ‘제30회 영평상’을 쓸어갔다.

◇2011년 한국영화 ‘핑크빛’ 기대

내년 한국영화계는 핑크빛 미래로 물들고 있다. 현재 <황해>와 <헬로우 고스트>는 개봉 3일 만에 58만과 45만이라는 쾌조의 출발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굵직한 한국영화들도 새해를 기다리고 있어 흥행 청신호가 예상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새해 첫 달 27일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후속 <평양성>을 내놓는다. 이외에도 한국영화 <사랑이 무서워><체포왕><위험한 상견례><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등을 선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는 톱스타 장동건, 일본의 오다기리조, 중국의 판빙빙이 가세한 <마이 웨이>를 비롯해 <글러브><제7광구>를 야심작으로 내놓는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조선명탐정>(가제)<모비딕>(가제)<챔프>(가제)<의뢰인><고지전><박수건달>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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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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