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이경규 ‘KBS 연예대상’ 첫 대상

“노장은 죽지 않았다” 이경규 ‘KBS 연예대상’ 첫 대상

기사승인 2010-12-26 04:08:00

[쿠키 연예] ‘2010 KBS 연예대상’이 이경규의 손을 들어줬다.

이경규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2010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줄곧 MBC에서 활약하면서 대상을 받았던 이경규는 방송 경력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KBS 트로피를 안게 됐다. 이로써 지상파3사 통산 6회의 대상 수상 경력을 갖고 있던 유재석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방송인’에 등극했다.

수상 소감도 화제가 됐다. 이경규는 “제 팬들이 ‘30년 행복했다. 30년 더 부탁한다’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전 20년 더 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낸 뒤 “여기 있는 후배와 난 똑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눈이 내린 길을 앞서서 한 발짝 한 발짝 걸으며, 후배들이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 무소의 뿔처럼 달려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8,2009년 자신이 방송계로 이끈 후배 강호동이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연속 수상하는 모습을 무대 아래에서 지켜보는 데 만족했던 이경규. 하지만 이날 만큼은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그간의 부진했던 행보를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

이경규의 대상 수상은 ‘제2의 전성기’ ‘화려한 부활’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버럭 경규’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동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혈질적 성격을 내세우는 것 외에는 뚜렷한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위기론까지 대두되면서 “이대로 쇠퇴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의견이 나돌았다.

그러다가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방송 흐름을 따라 몸으로 뛰고, 땀을 흘리는 프로그램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초반에는 ‘버럭 경규’ 캐릭터만 의존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프로그램에 몰입되면서 솔직한 모습으로 진정성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40대 예능인 김국진과 부활의 김태원과 중심 축을 형성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갔다.

노장의 투혼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마추어 밴드’ ‘F16 탑승 도전’ ‘2010 남아공 월드컵 응원’ ‘대학 새내기’ ‘남격 합창단’ ‘제빵 자격증 도전’ 등 다양한 소재에 도전하면서 자신을 다듬어왔다. 이경규의 활약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나 젊은 방송인을 중심으로 돌아갔던 예능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40~60대 시청자를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당기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면서 다양한 연력층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 재치 입담을 인정받아 케이블 채널 ‘화성인 바이러스’ ‘러브스위치’ (tvN),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MC로 맹활약 중이다. 물오른 입담으로 ‘방송가 섭외 1순위’의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올해 ‘남격 합창단’으로 방송계를 강타한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의 대상 수상을 비롯해 특별상(박칼린),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3관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해피선데이’는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건재한 인기를 드러냈다. ‘1박2일’ 김C 하차 후 MC몽의 병역비리혐의, ‘남자의 자격’ 김성민의 마약 복용까지 외우내환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진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다음은 ‘2010 KBS 연예대상’ 수상자 명단’이다. △코미디 여자 신인상 : 김영희 △코미디 남자 신인상 : 최효종 △쇼오락부문 여자 신인상 : 이시영 △쇼오락부문 남자 신인상 : 김승우 △코미디부문 방송 작가상 :이상덕(개그콘서트) △쇼오락부문 방송작가상 : 이돈경 △최우수 아이디어상 : 박영진, 김기열, 김영희 △프로듀서 특별상 : 김생민 △최고의 엔터테이너상 : 은지원, 박명수 △베스트 팀워크상 : 유재석, 박미선, 박명수 신봉선(해피투게더 시즌3) △베스트 라디오 DJ상 : 유희열 △특별상 : 박칼린 △공로상 : 전광렬 외 (희망로드 대장정) △코미디부문 남자 우수상 : 박영진 △코미디부문 여자 우수상 : 허안나 △코미디부문 남자 최우수상 : 김병만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 : 박지선 △쇼오락부문 남자 우수상 : 이수근 △쇼오락부문 여자 우수상 : 구하라 △쇼오락부문 남자 최우수상 : 이승기 △쇼오락부문 여자 최우수상 : 황수경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 해피선데이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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