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토익 시험치르기는 내년에도 어김없이 이어질 것 같다. 이씨는 “취직을 위해서는 토익점수가 900점은 넘어야하는데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26일 토익 시험 때문에 성탄절에도 모의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이른바 토익·토플족들이 넘쳐나면서 올해 들어 외국어자격시험 응시료 등에 지출된 돈이 2000억원에 달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유학 및 연수 비용 역시 올 들어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에 지출될 교육관련 비용만 5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여 교육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의 서비스무역 세분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교육서비스 지출액은 1억7400만달러(약 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25% 증가한 것이며 같은 기간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액수다. 교육서비스 지출액은 국내 거주자가 해외교육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지급한 이용료로 토익 토플 중국어시험 등 외국어 자격시험 응시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토익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통계를 추산한 결과 토익 응시자는 2009년에 193만7828명이 응시해 전년대비 2.1% 늘었으며 올해는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또 회당 7만원이 넘는 고액의 토익 스피킹 시험 역시 대기업의 입사 시험 채택 비중이 커지면서 응시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토익위 관계자는 “토익스피킹 시험에 지난해 15만명이 응시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비해 교육서비스 수입은 제자리 걸음에 그쳐 교육서비스 수지(수입액-지출액)는 1억2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다.
지난해 주춤했던 유학·연수 비용도 올해 크게 늘고 있다. 유학·연수비 지급액은 2008년 1~10월 38억9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2억4600만 달러로 크게 줄었지만 올해 다시 37억2550만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보다 유학 연수 지급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 노충식 차장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서 유학 연수 붐이 다시 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올해 교육 목적으로 해외에 지출한 액수만 39억달러(4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전체적으로 5조원 이상이 해외 교육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학 연수를 억제하기는 어렵겠지만 토종 어학 프로그램이나 경쟁력 있는 MBA 강좌를 개설하면서 교육비 누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우나 가수 뿐만 아니라 한글 및 한국 교육을 한류 상품으로 전문화시킬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 차장은 “국내 기업들이 토종 어학시험 등을 취업성적 때 인증해 줄 경우 토익 토플에 대한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