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릭진단] ‘위탄’이 ‘슈스케’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

[Ki-Z 클릭진단] ‘위탄’이 ‘슈스케’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1-01-22 15:21:00

[쿠키 연예] 오디션 열풍이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Mnet ‘슈퍼스타K2’는 케이블 채널인데다 금요일 심야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달성하며 ‘방송계 핵’으로 떠올랐다. 술자리를 하다가도 TV 앞에 몰려들었을 정도로 ‘슈퍼스타K2’는 다방면에서 이슈를 낳았다.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상당했던 것에 비하면, 요즘은 미미한 수준이다. 찻잔 속 태풍과 같은 형국이다.

이 같은 반응은 MBC로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를 따라잡겠다며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슈스케’ 제작 시기보다 앞서 구상을 했다고 항변했지만, 후발주자임에는 틀림없다. ‘슈스케’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를 바꿔놓은 개척자라면 ‘위탄’은 ‘슈스케’를 뛰어넘어 한층 더 탄탄한 내용을 보여줘야 하는 무서운 후학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아직 무섭지 않는 존재라는 점이다. 첫 닻을 올린 지 두 달 남짓 동안 ‘위탄’은 분명 ‘슈스케’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렇지만 맹점은 10~20대에 주 시청층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약하다. 그렇다면 ‘위탄’은 ‘슈스케’에게 어떤 점이 밀리는 것일까.

◇1mm를 더 보여준 ‘슈스케’

‘슈스케’의 강점은 케이블 장르를 최대한 활용했다는데 있다. 케이블 채널은 편집 라인이 자유롭다. 지상파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다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 내용도 어느 정도 허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장르와 색다른 구성을 시도할 수 있어 신선한 맛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전자들의 인생 역경을 하나씩 보여주는 휴먼 다큐멘터리부터 합격과 탈락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드라마틱한 구조까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

이에 비해 ‘위탄’은 편집의 제약이 있다. 지상파라는 장르에 발목이 잡혀 적정 수위까지만 화면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조로운 구조를 답습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슈스케2’에서 시도한 다큐멘터리 편집 기법을 차용한다면 아류작이라는 오명이 뒤따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리도 저리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구조상 색다른 구성 방식이 나오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각적 접근으로 ‘슈스케2’가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내용을 보여줄 수는 있다. 시청자는 ‘위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내용과 구성을 기대하고 있다.

◇‘슈스케’VS‘위탄’의 심사위원

‘슈스케’에서 화제가 됐던 것은 심사위원이었다.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드는 독설가 이승철, 엄마처럼 포근한 이미지로 출연자들의 마음을 녹인 엄정화, 음악에 대한 세밀한 평가를 한 윤종신. 3인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들의 심사평은 매회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제 점수는요~”라는 표현은 유행어로 전국을 강타했다.

‘위탄’은 강력한 한 방이 부족해 보인다. 실력파 가수 이은미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날카롭고 객관적 평가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부활의 김태원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쌓은 감각을 바탕으로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발라드 가수 신승훈은 부드러운 포용력으로 출연진을 이끈다. 프로듀서 방시혁은 과감한 평가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여러 명의 심사위원은 본선에 진출한 출연자의 길을 밝혀줄 ‘멘토’로 활약할 예정이다. 하지만 초반부터 다양한 심사위원의 출연으로 시청 포인트를 응축시키지 못하면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빠른 편집만이 살길?

‘위탄’은 지상파 채널에서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사연과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다소 빠른 진행으로 옥석을 잘 가려내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출연진들은 대부분 한 곡의 1절 정도만 부른다. 초반과 중반을 듣던 심사위원들이 중간에 자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부분 아마추어인 탓에 조금만 더 가다듬거나 뽑아주면 더 많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재목들이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다. 여기에 빠른 편집이 출연진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편집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은 1라운드…‘위탄’ 본선 진출 시작

‘오디션 쇼’로서 재미가 부족하다는 것도 ‘위탄’이 풀어야 할 숙제다. 합격과 탈락의 반복으로 긴장감이 팽팽했던 ‘슈스케’와 달리 ‘위탄’은 상승과 하락의 폭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목소리가 체계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출연진이 등장해 재미를 낳고 화제를 모았던 ‘슈스케’와 달리 ‘위탄’에서는 예선과 본선 진출자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아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물론 ‘위탄’의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본선 진출자들의 대결이 21일부터 시작돼 ‘위탄’의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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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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