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내측에서 상괭이 100여마리 떼죽음

새만금 내측에서 상괭이 100여마리 떼죽음

기사승인 2011-02-08 22:48:00
[쿠키 사회] 새만금 방조제 내측 수역에서 소형 고래류인 ‘상괭이’ 1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새만금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주민들을 동원해 사체를 수거하고도 축소·은폐에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새만금지역 어민들과 해경에 따르면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어민들에게 상괭이 사체 수거를 요청했다. 공사의 요청에 따라 배를 몰고 내측 해역을 살피던 어민들은 지난 7일 죽은 상괭이 67마리를 발견해 수거했고, 이날은 30마리 이상 수거해 뭍으로 날랐다.

지난 3일에도 신시도 배수갑문과 가력도 사이의 새만금 방조제 내측 자갈밭과 내측 수면에서 12마리를 건져냈다. 고래목 물돼지과의 포유류인 상괭이는 몸빛은 회백색이며, 몸길이는 1.5-2m에 달한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수심이 깊고 수온이 낮은 동해안 일대와 황해에서 흔히 목격되지만 새만금 방조제 일대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체 수거작업에는 해경도 입회해 마리 수를 점검했지만 “새만금 관리 담당인 농어촌공사에 물어보라”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3일 발견된 12마리에 대해서만 확인했을 뿐 7~8일 발견된 90여마리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상괭이의 떼죽음의 원인을 해수 유통 중단에서 찾고 있다. 새만금시민연대 조사단 오동필씨는 “배수 갑문을 닫아 해수유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측 수역의 염도가 낮아져 한파에 얼음이 얼었다”며 “물 밖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포유류인 상괭이가 갑문이 열렸을 때 들어왔다가 얼음 밑에 갇혀 숨을 쉬지 못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합도시 조성을 위해 기반 조성 준비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새만금 내측 수역은 수위를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물빼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 주민들은 “해수 유통이 중단된 이후 겨울에도 불쾌한 냄새가 날 정도로 수질이 악화되고 주꾸미 등 해산물이 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모두 103마리를 수거해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소각처리했다”며 “은폐 의도는 없었으며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폐사 원인에 대해서는 “새만금방조제 내측 호수는 바닷물과 같은 염도를 유지하고 있어 염분이 낮아 폐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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