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릭진단] 너도 나도 오디션…방송사 과욕에 참극 오나?

[Ki-Z 클릭진단] 너도 나도 오디션…방송사 과욕에 참극 오나?

기사승인 2011-02-19 13:03:00

[쿠키 연예]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진 적은 없었다. 오디션 전성기라도 해도 단기간 내에 줄줄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출발은 지난해 케이블채널 역사상 경이적 시청률을 기록하며 브라운관을 장악한 Mnet ‘슈퍼스타K’. 전국민적인 관심 속에 ‘성공’의 축포를 쏜 이후부터 오디션 경쟁은 가열됐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하 ‘위탄’)도 초반 부진을 딛고, 서서히 비상하고 있어 오디션 프로그램의 지속적 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슈스케’ 열풍에 MBC ‘위탄’ 내놓아

오디션 프로그램의 촉매제는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다. 시즌1에 주목을 받더니 시즌2에서는 전국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 방영돼 직장인의 퇴근을 부추겼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즌3가 출범할 예정이다.

‘슈퍼스타K’의 놀라운 성적에 지상파3사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중 MBC가 먼저 뛰어들었다. MBC는 ‘대학가요제’ ‘스타 예감’ ‘목표달성 토요일-악동클럽’ ‘쇼 서바이벌’ 등 지속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던 방송사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오디션 프로그램 생산을 접었다. 그러다가 ‘슈퍼스타K’ 광풍에
다시 힘을 얻게 됐다. 현재 방송 중인 ‘위탄’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위탄’은 방영 전부터 ‘슈퍼스타K’의 아류작으로 평가 절하돼 왔다. 초반에는 프로그램의 색깔을 잡지 못하고 헤맸다. 시청률도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시청률 20% 고지를 향해 매섭게 달리는 중이다.

‘위탄’의 승전보는 MBC에게는 큰 자극제가 됐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헤매고 있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 대안책이 된 것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전체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개편했다. 아나운서를 공개적으로 뽑는 코너 ‘신입사원’과 유명 가수들이 한 팀을 꾸며 무대를 이끌고 생존하는 방식을 다룬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신설한 것. 다음 달 6일 동시 출격한다.

SBS·CJ 계열사 오디션 프로그램 줄줄이

MBC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SBS도 곧바로 출격한다. 오는 6월말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을 방송한다. 비공개적으로 배우를 뽑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국민의 손으로 크게 자라날 예비 신인을 뽑게 된다. 다음 달 말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 5개 도시와 미국 LA에서 오디션을 진행한다. 가수나 아나운서처럼 한정된 분야를 보는 오디션보다는 다양한 볼거리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타 방송사가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CJ 계열사인 Mnet은 하반기 ‘슈퍼스타K3’로 다시 한 번 오디션 프로그램의 최강자의 자리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 다른 계열사 tvN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한국판인 ‘코리아 갓 탤런트’를 선보인다. 영국 프리멘틀 미디어사(Fremental Media)로부터 정식으로 구매해 국내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할 예정이다.

색다른 소재를 갖고 오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있다. tvN은 가수들이 오페라를 부르며 경쟁하는 프로그램 ‘오페라 스타 2011’을 내놓는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장르인 오페라를 소화하면서 이색적 볼거리로 시청 재미를 높일 예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봇물…이대로 괜찮은가

이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늘어가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경쟁 방식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극의 흥미를 제공한다. 시청자 참여를 대폭 확대해 ‘내손으로 만드는 스타’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참여도를 더한다. 기승전결 구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긴장감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도 용이하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 중 가치관이 덜 발달된 청소년의 경우 쉴 새 없이 벌어지는 토너먼트에 의해 동료 의식보다는 경쟁 의식을 배우게 될 소지가 있다.

막대한 상금도 ‘한탕주의’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위탄’의 경우 2억 원의 음반제작지원금과 1억 원의 상금을 받으며, 부상으로 고급 승용차를 선물 받는다. ‘기적의 오디션’은 최종 우승자에게 2억 원의 상금과 SBS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CF모델 특전도 부상으로 따라온다. ‘코리아 갓 탤런트’는 준결승에 진출하는 참가자에게 세계적 음반사 소니뮤직과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수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신입사원’ 같은 경우에는 최종 우승자에게 MBC 아나운서가 될 기회를 준다. 하지만 ‘신입사원’ 아나운서의 경우 특혜 논란으로 기존 아나운서와의 융화에 불협화음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여러 방송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자극적 화면에 무뎌질 가능성이 높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빗발침에 따라 웬만한 화면이나 설정에는 반응하지 않게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연출자는 출연자의 사생활 파헤치기나 왜곡된 방향으로의 편집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몸에 좋은 음식도 편식하거나 과식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시청률 올리기를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 생산에 집중된 방송계. 정작 시청자는 고려하지 않은 불편한 오디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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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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